벽지 속의 불시착

by 김준완


넌 늘
부스스 깨어나
슬며시 몸을 일으키고

덜 깬 꿈을 눈꺼풀에 매단 채
위태로운 보폭으로 바닥의 수평을 고른다

초점 잃은 눈으로
벽지에 고인 정적을 오랫동안 훑다가

포물선, 타원, 쌍곡선
지겨운 궤도 위에서
낮게 주문을 읊는다

곧, 익숙한 정적이 수축하고
벽면 너머의 깊은 수심이
나를 통째로 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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