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도

by 김준완


사람을 내려놓을수록
바닷물의 해상도가 올라간다

누군가의 기분을 살피느라
번졌던 수평선이
칼날처럼 선명해지고

타인의 말속에서 길을 잃느라
웅성거리던 파도는
수만 개의 낱말로 쪼개져
귓가에 박힌다

가까이 두려 애썼던 마음을 접어
백사장에 내려놓자

밀려오는 것은 외로움이 아니라
한 번도 정밀하게 보지 못했던
물결의 지문

나라는 필터를 거두고
타인이라는 노이즈를 지운 자리

바다는 픽셀처럼 빛나고

사람이 흐릿해진 만큼
세계는 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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