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
단호하게 돌아온 그 한마디에 오히려 내가 더 놀랐다.
내가 묻긴 했지만, 그렇게까지 확신에 찬 대답일 줄은 몰랐다.
순간 당황한 내가 급히 덧붙였다.
"아니, 뭐... 결혼하면 나중에 덜 외롭겠죠?!"
"그래, 맞아"
결혼을 부추기던 이모들. 정작 결혼에 대해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늘 어정쩡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 수 없을 만큼 애매했다. 근사한 말들로 나를 설득할 줄 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말투, 표정, 단어 하나하나에 묘한 망설임이 묻어 있었다. 사랑이나 이상보다는, 선택지 없는 인생의 흐름처럼 결혼을 이야기했다. 확신 없는 조언들이 쌓일수록, 나는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결혼을 권하면서도 정작 본인들은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 그건 분명 모순이었다.
어느 날, 결혼한 친구가 말했다. "이모들도 결혼이 항상 불행했던 건 아닐 거야. 좋은 순간도 있었겠지. 다만, 힘든 게 자꾸 쌓이다 보니 그렇게 말하게 되는 거 아닐까?" 참 아이러니했다. 하지만 대화를 곱씹을수록, 그 안에 체념과 현실감이 스며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모들이 내게 들려주던 말들은 어떤 신념이 아니라, 스스로를 납득시키며 살아온 삶의 흔적이었다. 결혼을 당연하게 여겼던 시대 속에서, 결국 "그래도 하는 게 낫다"는 결론에 도달한 사람들. 이모들의 결론은 의외로 단순했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게 낫다."
그 안에 담긴 복잡한 마음을 나는 한참 뒤에야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그 단호하면서 농담처럼 들렸던 한마디. 어쩌면 그건, 사랑도 결혼도 완벽하지 않다는 걸 먼저 겪은 사람이 해줄 수 있는 가장 솔직한 조언이었는지도 모른다. 결혼에 대한 대답은 결국 각자의 이야기 속에 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쉽게 말할 수 없는 이야기라는 것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