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외에 놓인 이모들
"ㅇㅇ아~ 문자인지 카톡인지 모르겠는데, 장려금 신청 좀 봐줘"
"종합소득세신고 핸드폰으로 어떻게 하는지를 모르겠어. 며느리한테 물어볼까 하다가, 네가 먼저 한번 봐줄래?"
"아들이 외국에서 사진을 보냈는데, 이거 핸드폰에 어떻게 저장하니?"
이모들은 종종 핸드폰을 들고 나를 찾아오신다. 문자나 카톡 확인은 기본이고, 간단한 은행업무나 구청 신청, 각종 사이트 로그인까지 다양하다. 몇 번이고 방법을 알려드려도 늘 헷갈려하시기에, 조급해하지 않고 다시 차근차근 설명해 드린다. 괜히 미안해하시는 기색이 보이면, 내색하지 않으려 애써 더 밝게 웃는다.
이모들에겐 자식도 있고 손주도 있지만, 가족에게 무언가 부탁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고 하신다. 멀리 살아 자주 보기 어렵고, 전화로는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며 말끝을 흐리신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예전 부모님께 짜증 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퇴근 후나 쉬는 날, 부모님께서도 이모들과 다를 바 없이 핸드폰으로 이것저것 물어보셨는데, 귀찮다는 이유로 화를 낸 적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나의 여유 없던 모습이 아쉬울 뿐이다.
문득 외할머니가 떠올랐다. 내가 찾아갈 때마다 핸드폰을 꺼내 밀린 일들을 하나씩 보여주시던 모습. 돌이켜보니, '단팥죽 7학년' 이모들도 결국 외할머니와 다르지 않았다.
인내심이 부족했던 나는, 이모들을 도우며 누군가의 속도를 맞춰 기다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었다.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내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었다. 익숙한 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이라는 것도. 어르신들과 가까이 지낼 일이 거의 없던 나로선, 처음엔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분들 역시 나와 같은 사회의 일원이자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걸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