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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우 Feb 06. 2024

조이 디비전

closer

 1970년대 후반, 펑크의 붐이 끝나고 이 펑크의 기조를 유지한 새로운 음악 운동이 생겨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뉴웨이브와 '포스트 펑크'이다. 이 둘의 차이는 참 미묘한데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뉴웨이브는 상업적인 느낌이 들고, 포스트 펑크는 실험적인 느낌이 든다 정도의 차이다. 이런 포스트 펑크 밴드들 중에는 쟁쟁한 많은 밴드들이 있는데, 이번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밴드 중 하나인 <조이 디비전>에 대해 적으려고 한다.

 

 1979년, 맨체스터를 주둔지로 삼는 한 밴드의 음반, <Unkown pleasures>가 발표되었다. 묵직한 기타 사운드와 낮은 목소리를 가진 이안 커티스(보컬), 중후하게 깔리는 베이스가 특징인 이 음반은 그 커버도 굉장히 특이하다. 펄서의 스펙트럼을 형상화한 선을 검은 배경에 붙여놓았는데, 이 커버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분위기가 있다. 음반은 대체적으로 굉장히 음울한 분위기인데, 이는 보컬인 이안 커티스의 비참하고도 이기적인 인생이 연관되어있다. 밴드 활동 동안 간질 발작에 시달리던 이안 커티스는 이른 나이에 결혼을 했지만 불륜을 한다. 밴드 활동, 발작, 그리고 사랑 사이의 갈등은 이안을 괴롭게 했고, 결국 이안 커티스는 1980년, 22살이란 나이에 자살을 택하게 된다. 그리고 사후에 나온 앨범, <Cloeser>. 이후 밴드는 뉴 오더란 이름이란 신스팝 밴드로서 활동을 하게 된다.


 1집이 현대스러운 무력함과 우울함을 내포했다면 2집은 죽음에 대한 공포에 대해 노래한다. 특히 이런 특징은 앨범을 듣다 보면 소름이 끼칠 정도로 그 공포가 서려있는데, 음울하게 시작하는 <atrocity exhibition>에서 다음에 이어지는 <isolation>의 가사를 보면 더욱 더 그렇다


 어머니 절 믿어주세요

 전 최선을 다했어요

-조이 디비전 <isolation>에서 발췌.


 이후 이어지는 <heart and soul>, <24 hours>, 그리고 후반부를 장식하는 <decades>에서 낮게 깔리는 기타와 신디사이저의 음은 이안 커티스의 갈등과 우울과 공포를 더 잘 느끼게 해준다. 이런 이안의 경향은 조이 디비전의 싱글 <Love will tear us apart> 그러니깐 '사랑은 우릴 갈기갈기 찢어 버릴거야'라는 제목에서 잘 나타난다. 이 곡은 80년대를 대표하는 곡이 되지만 이안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난 자살 충동이 심했을 때 조이 디비전의 2집을 많이 들었었다. 난 그때 우울증이란 진흙탕에서 벗어나지 않고 싶어했다. 그래서 closer, 더 가까이 가는 길을 선택하려고 했는 지도 모르겠다. 물론 지금 우울증이 나은 상황에선 2집은 잘 손이 안 간다. 이안 커티스의 유작은 너무나 강렬했고 사나울 정도의 공포를 담고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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