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바다 앞에서
하늘이 기가막히다. 이게 제주 하늘이구나. 게스트 하우스에서 협재 해변까지 걸어나오며 셀카를
수십장은 찍었다. 하지만 내 얼굴 빼고 다 예쁜건 함정.
제주는 오늘도 초강풍이 분다. 새별오름에 갈거라고 했더니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이 뜯어 말린다. 그래 제주에서는 제주 사람 말을 들어야지. 어제의 교훈이다. 어제 묵었던 게스트 하우스 사장님이 제주에서는 강풍 때문에 우비를 입어야 된다고 하셨다. 우산 있으니 괜찮아요! 하고 퇴실했는데 나오자마자 우산이 뒤집혔다.
실내 여행지로 오설록 티뮤지엄과 현대미술박물관을 추천해주셨다. 미술관은 서울에서도 갈 수 있고, 보성 녹차밭이 참 좋았던 기억에 오늘 오전은 오설록 티뮤지엄 너로 정했다!
그리고, 우선 협재 바다로 간다.
오설록 녹차밭에 가려고 버스를 타러 왔다. 버스 시간이 자주 없는 만큼 노선 별 정확한 시간표가 붙어 있는데, 내 버스는 40분이나 남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바다에서 놀기 전에 버스 시간 먼저 확인하는건데 그랬다. 10분 정도 어슬렁 거리다가 그새 참을성이 바닥나 카카오 택시를 불렀다.
이리 봐도 중국인, 저리 봐도 중국인. 제주도 자본을 중국인들이 점령했다더니 그 말이 맞나보다. 중국으로 여행을 온 기분이다. 여유롭게 차박물관을 관람하고 차를 마시며 책을 읽으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서둘러 실내 구경을 마치고 녹차 밭으로 나왔다. 다행히 하늘이 맑아졌다.
제주에 있으면서 내내 마음이 여유롭다. 눈에 보이는 풍경이 전부 푸른 하늘과 들판. 서울에서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 여백의 미가 가득하니, 내 마음에도 여백이 생긴다. 돌아가면 여행하듯 살겠노라고 부질없는 다짐을 해본다.
협재 바다로 돌아왔다. 게스트 하우스를 협재 바다 앞으로 얻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아침에 눈 떠서부터 잠들기 전까지 바다를 보고 싶었다. 그것도 아침, 점심, 저녁 언제봐도 예쁜 협재 바다를. 다른 곳에 나갈 때에는 다녀오겠다고, 숙소에 들어가는 길에는 이제 들어간다고, 내일 또 보자고 바다에 인사했다.
협재 바다 앞 카페에 앉아 점심부터 해가 지도록 바다를 바라봤다. 책을 읽었고, 친구에게 엽서를 썼다. 그런데 자꾸만 창밖으로 눈이 간다. 일몰이다! 책을 덮고 바다로 뛰어 나갔다.
덧,
협재 해수욕장 바로 앞 카페 쉼표. 워낙 유명한 곳이라 사람도 많고 시끄럽겠지, 그저그런 카페겠지 하고 들어갔는데 2층에서 보이는 뷰가 환상이다. 실내 분위기도 커피 맛도 좋고, 추천할만한 식사대용 메뉴도 있다. 여행 중 한번 더 가지 못한게 아쉬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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