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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린혜원 Mar 22. 2021

입맞춤

사진으로 짓는 시, 디카시 19

당신에게 닿는 순간
그 축축하고 고단한 일생을 느낀
바로 그 한순간,
내 몸은 한 해를 기다려온
노오란 수줍음으로 물들었어요

입맞춤은 그 대상이 누구든 짜릿하다

가장 흔하디 흔하기에 더 귀한 봄꽃 개나리는 군락으로 피어 제 존재를 열렬히 뿜어내곤 하지만, 어느 무리에서나

홀로 있을 자유를 갈망하는 아웃사이더도 존재하는 법.

 봄 마중 가듯 가벼운 걸음으로 나선 산책길, 무리에서 이탈해 줄기 끝에 매달린 채, 물기 함빡 머금은 나뭇가지와 입맞춤 중인 개나리를 만났다. 오로지 사랑을 찾아 구속으로부터 탈출하고야 만 , 애절하고도 간절한 異種의 입맞춤! 봄은 이토록 야한 빛으로 세상을  물들이고 있음을 실감한 날, 온몸이 간질간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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