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린혜원 Mar 16. 2021

개인주의자와 행복지수

편지, 딸에게

최근 읽고 있는 몇 권의 책 중, 가장 흥미로운 건 바로 ‘개인주의자 선언’ 이란 책이란다. 현직 판사가 저자이기에 제목부터 무슨 칙령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읽을수록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더구나. 아무튼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개인주의자’라는 개념은 대대로 ‘공익’을 ‘사익’ 보다 앞에 놓고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었지.


하지만 이렇게 치열하고 숨 막히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본인의 등에 올려진 짐을 걱정하기보다 타인들의 짐을 나눠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얘기한다면 그게 가당키나 한 일일까? 모든 ‘선’ 이 사회 구성원에서 비롯되던 그 시절과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데 말이야.


전 세계인의 행복지수를 측정하는 기관이 많고도 많지만 그 모든 기관들의 조사에서 항상 탑 10을 기록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북유럽에 위치한 나라들이라고 해. 복지국가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들 국가의 행복지수가 높은 건, 각 개개인의 삶에 오롯이 집중하면서도 그 바탕엔 공공의 선을 국가차원에서 이미 구축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 싶어.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개인을 존중하는 사회분위기가 한몫을 하겠지.


개성이 함몰되고, 남과 다르다는 점이 시선을 집중시키는 시대는 이제 안녕을 고했으면 좋겠다. 각양각색의 재료들이 모여 환상적인 작품이 되는 ‘콜라주 같은 세상, 그렇게 제대로 된 개인주의자들이 많아질수록 사회구조의 기층은 염려와는 달리,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내성적이고 혼자 있기를 대체로 좋아하는 엄마라서, 이런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함께’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홀로’의 가치도 더불어 인정받는 시대를 조용히 꿈꿔보는 밤이다.

이전 12화 맘을 전송할 수 있는 수단은 오직 마음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