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 말고 달 Sep 05. 2024

진로 여행은 어떻게 하는 거지?

나는 믿는다여행이 최고의 공부 방법이라는 사실을

나는 행복과 진로를 위해 여행을 멈추지 않고 계속할 것이다.

 

  진로 여행은 이렇게

  "청춘은 여행이다. 찢어진 주머니에 두 손을 내리꽂은 채 그저 길을 떠나도 좋은 것이다(체 게바라).", "여행은 다른 문화, 다른 사람을 만나고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이다(한비야).", "새로운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 속의 어떤 것이 아직 잠들어 있는 것이다(프랭크 허버트)." 여행과 관련된 진로 명언들입니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의 여행자입니다. 첫사랑의 설렘만큼 새로운 설렘을 느끼고 싶은가요?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누리고 싶은가요? 꿈을 만들어가고 나를 완성하고 싶은가요? 그렇다면 여행을 떠나야 합니다. 괴테의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말이 더 맞는 시대입니다.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체험하고, 많이 느낀 만큼 우리의 인생과 진로는 풍성해지고 행복하게 됩니다. 

  진로는 삶의 방향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흥미, 적성, 가치관, 성격, 신체적 특성 등 개인의 특성과 기술, 환경, 사회·경제 등 미래사회변화를 고려해서 진로를 탐색합니다. 그리고 진로설계와 교육 및 훈련을 통해서 구체적인 직업을 만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진로 여행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나를 알아가고 세계를 탐험하여 삶의 방향을 정하고 인생을 더 풍부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진로 여행의 중요성을 보여 주는 사례는 매우 많습니다. 그랜드 투어(Grand Tour)는 17세기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상류층 귀족 가문 자제들이 견문을 넓히기 위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것을 의미합니다. 현대의 갭 이어(Gap year)는 영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 국가에서 고교 졸업 후 1년 정도 여행, 봉사 활동, 인턴, 진로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고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하는 기간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의 중학교 자유학기 제도와 부모동행 체험학습 확대도 이러한 맥락 속에서 교육과정에 반영된 것입니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고등학교 진로선택 교과로 '여행지리'라는 과목도 생겼습니다. 6단원의 주제는 '여행과 미래사회 그리고 진로'입니다. 진로 여행에 대한 성취 기준은 "자신의 진로 탐색에 도움 될 여행 주제를 탐구하여 정한 뒤 구체적인 여행 계획을 세우는 과정으로 실천적인 진로를 탐색한다."입니다. 

  여행은 개인 특성, 동기와 목적, 장소, 관심 대상, 경관, 교통수단, 여행 주체, 여행 방법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가집니다. 진로 여행은 진로 및 직업과 관련된 주제로 떠나는 여행입니다. 진로 여행은 주제 탐구, 여행 계획 짜기, 여행하기, 피드백 등의 순서로 이루어집니다. 여행 주제 탐구하기 단계에서는 자신의 특성인 좋아하는 것, 잘하는 일, 더 배우고 싶은 것, 고치고 싶은 것,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희망 진로 분야 및 직업 등과 관련된 여행 주제와 여행 장소를 탐색합니다. 여행 계획 수립 단계에서는 여행 주제와 목적을 토대로 여행 경로, 일정, 체험 내용, 여행지, 현지 상황, 안전, 시기와 기간, 교통수단, 숙소, 비용 등을 구체적으로 수립합니다. 여행하기 단계에서는 여행 계획서를 토대로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 생각거리, 진로와 연결할 거리 등을 체크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마지막 피드백 단계에서는 여행 기록물을 정리하기, 배우고 느낀 점 기록하기, 진로에 반영할 것을 선정하기, 반영하기 등의 과정으로 마무리하면 됩니다.

  진로 여행에서 유의할 점은 첫째, 너무 자신의 진로 주제나 희망 직업에 국한시키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 모든 것들은 다 진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다가서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많이 보이고 많이 느끼고 많이 배울 수 있습니다. 둘째,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로는 자기 이해에서 출발해서 세상과 연결하는 과정입니다. 개인의 특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합니다. 그러니 고정관념을 버리고 가끔씩 나를 다시 살펴보고 알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계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경험과 배움으로 매일 새로워지는 존재입니다. 셋째, 우리와 세계를 알고 존중해야 합니다. 동일한 장소를 동일한 시기에 함께 다녀온 가족들도 각자 배우고 느낀 점이 차이가 납니다. 현재와 미래의 시공간은 다양성이 핵심입니다. 우리와 세계의 다양성을 알고 배려할 때 진정 우리는 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공정 여행이 중요합니다. 공정 여행은 오버 투어리즘(over tourism)과 환경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 여행입니다. 진로를 탐색하면서도 현지인과 교류하고 그 사회에 도움을 주며 현지의 환경과 문화를 존중하는 여행이 된다면 더욱 좋은 여행이 되겠죠?

  모든 여행은 다 진로 여행입니다. 일단 떠나야 합니다. 지금부터는 세 가지의 진로 여행 경험담을 소개하겠습니다. 두 가지는 진로 여행에 멘토 교사로 참여하여 얻은 소중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나머지 한 가지는 젊은 시절 경험했던 휴전선 평화기행 도보 여행 이야기입니다. 


  서울-인천-제주 진로 여행나의 글로벌 미래를 탐험하다!

  2021년 가을, 코로나 팬데믹을 뚫고 서울~인천~제주로 5박 6일간 '글로벌 탐구 미래삶'이라는 진로 멘토링 진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교육청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진로탐색 기회를 통한 다양한 자기실현 가능성 제공, 자기 주도적 진로비전 수립을 위한 도전의식 고취, 다양한 소통과 협업을 통한 글로벌 사회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팀 프로젝트 진로 여행이었습니다. 팀당 고등학교 1학년 3~4명씩 총 10개 팀이 참여했고, 결연식, 사전 멘토링 5회, 집합교육 등의 사전 프로그램과 공통 프로그램 및 팀별 프로젝트로 구성된 진로 여행, 사후 멘토링 및 발표회 등의 일정으로 약 5개월에 걸쳐 진행하였습니다.

  우리 팀은 진로 희망 분야가 '교육'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학교가 모두 다른 남학생 3명으로 이루어졌고, 여행 경험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사전 멘토링을 통해 팀 콘셉트를 '여행의 기본을 따라가다. 교육의 본질을 탐구하다. 나의 글로벌 미래를 탐색하다.'로 정했고 플래카드를 만들고 여행 계획을 세웠습니다. 진로 여행 일정 중 국회,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지사, 캐나다 대사관, IGC 글로벌 캠퍼스, 인천공항 항공안전업무 등은 본부팀의 주관으로 공통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고, 나머지는 팀별 프로젝트로 진행하였습니다. 

  서울에서는 '대한민국의 심장, 세계도시 서울에서 과거와 현재를 탐험하고 미래의 나를 만나다.'라는 소주제를 정해 국회 방문 및 국회의원 주최 토론회 참여, 인사동 및 청계천 탐방, MS 한국지사 방문, 북촌한옥마을-공평도시유적전시관-한국은행 화폐박물관-청와대사랑채, 캐나다 대사관 방문 및 외교관과의 만남 시간, 서울대 및 규장각 탐방을 했습니다.

  인천에서는 '타자에 의한 개항에서 자의에 의한 개방으로, 국제관문도시 인천에서 글로벌을 논하다.'라는 소주제를 정해 송도센트럴파크 탐방 및 수상택시 투어, IGC 인천글로벌캠퍼스 방문 및 관심 대학 및 학과 설명회 참석, 인천공항종합취업센터 항공안전업무 체험 등을 경험했습니다.

  제주에서는 '국제자유도시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가장 제주다운 것들을 찾아보다.'라는 소주제를 정해 제주관광공사 방문, 세계자연유산센터-스누피가든-비자림-성산일출봉-정방폭포-서귀포 잠수함-아르떼뮤지엄-곽지해수욕장 순서로 탐방과 체험활동이 이루어졌습니다.

  코로나 팬데믹과 관련된 수많은 제한, 처음 만난 팀원끼리 소통하고 화합하는 문제, 팀별로 자율적인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진행하는 과정, 서울에서의 다양한 세계 음식 체험하기, 제주 현지 음식 경험하기 등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사히 안전하게 다녀와서 다행이었고, 여행 자체만으로도 모두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남고에 근무했던 경험은 있으나 청소년들의 문화와 특성도 조금씩 변해가는 것 같아 해마다 그들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이번에 이 여행을 계기로 요즘 학생들의 특성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좋았습니다. 여행 조사하고 계획 세우기, 여행 진행하고 사후 멘토링 하기 등의 과정을 통해 진로 여행의 과정을 다시 공부하게 되었고, 진로전담교사로서 멘토링과 상담의 경험이 풍부해졌고, 더 나아지고 성장함을 느꼈습니다. 참가한 학생들에게 소중한 경험과 여러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매우 뜻깊고 보람 있었습니다.

 교육청의 적극적인 지원과 본부팀의 헌신, 참가한 멘토 및 멘티 모두의 열정, 현지에서 도움 주셨던 분들 덕분에 무사히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팀 4명을 위해 제주관광공사 탐방을 허락해 주시고 학창 시절 어려움을 극복했던 경험을 나누어 주신 멘토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학생들의 간단한 소감이 생각납니다. '늘 똑같던 일상에 새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집을 떠나 5박 6일 동안 타 지역에 있으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워 돌아온 것 같아 값진 경험이었던 것 같다.', '지역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보며 사고를 더 넓힐 좋은 기회였다.' 여기에 저의 작은 응원을 덧붙여 봅니다.  '내 작고 힘없는 발자국이 기특할 때가 있을 거라 믿는다. -영화, ‘소중한 날의 꿈 ’ 중에서-'  


  싱가포르 진로 여행나의 멋진 진로를 원하는 대로 만들어가는 우리는 진로 마법사들!

  요즘 고등학생들을 보면 모든 학년이, 모든 학기가 다 중요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가 심리적으로 가장 긴장되고 힘든 시기인 것 같습니다. 고교학점제와 입시 시스템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내신 성적의 향배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3학년 중 가장 많은 학업중단자가 발생하는 학년이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통계적 사실은 그들이 얼마나 심한 압박감에 시달리는 지를 보여줍니다. 

  2022년 7월에 이렇게 바쁘고 힘든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과 싱가포르로 진로 멘토링 진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SG입국 카드를 쓰기 위해서는 온라인 사이트에 영문으로 된 코로나19로 예방접종 확인서를 발급받아 업로드해야 하는 등 절차가 이전보다 꽤나 복잡했습니다. 일주일을 비워야 하니 학원 보강도 들어야 하고 여행 준비로 다들 바빠서 밤 1시가 다 되어서야 서류작성과 여행 준비가 완료되었다고 연락이 옵니다.

  진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멘토-멘티 결연식, 사전 멘토링 3회, 여행 오리엔테이션 등이 진행되었습니다. 결연식에서는 팀명을 '위저드(WIZARD)'로 정했습니다. '나의 멋진 인생을, 나의 행복한 진로를 원하는 대로 만들어가는 우리는 진로 마법사들!' 멋지죠? 제가 맡은 팀에는 빅데이터 전문가 및 인류학자, 컴퓨터 공학자 및 수학교사, 사회교사 및 출판업, 공무원 등의 진로를 희망하는 4명의 학생들로 구성되었습니다. 라포르 형성 활동을 했고, 안전교육, 팀 내 역할, 사전 멘토링 일정, 개인 및 팀 공통 탐구 과제 등을 협의했습니다. 사전 멘토링, 진로 여행, 사후 멘토링 및 발표회의 3단계는 '나를 알아가는 여행, 세계를 탐구하는 여행, 진로를 연결하는 여행 '등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진행하였습니다. 

  진로 여행 일정 중 KOTRA 싱가포르 탐방, 난양대 리더십 캠프는 공통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고, 나머지는 팀별 프로젝트로 이루어졌습니다. 우리 팀은 공통 프로그램을 위해 KOTRA와 난양대에 대해 탐구하고 사전 질문지를 작성해서 제출했습니다. 사전 멘토링을 통해 팀 프로젝트 콘셉트를 '싱가포르의 사회·경제적 강점을 탐구하다.'로 정했고, 이 기준에 따라 세부 여행 계획을 세우고 준비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싱가포르의 수리적, 지리적, 관계적 위치를 이해하고, 싱가포르의 강점인 다문화 정책, 금융, 관광에 대해서 탐구하기로 했습니다. 이 탐구 주제에 맞는 방문 장소를 물색했고, 숙소를 중심으로 여행 일정과 경로에 따라 재배치했고, 현지 음식 체험, 휴식, 쇼핑 등을 추가했습니다.

  팀 프로젝트 활동은 A~D의 4개의 코스를 정하고 각 코스별로 해당 학생이 반나절 가이드가 되어 대중교통 이용부터 방문지 입장권 구매 및 안내, 식당 탐색 및 메뉴 주문까지 자기 주도적으로 체험해 보도록 했습니다. 싱가포르는 열대 기후이기에 오전에 야외 일정을 주로 배치했고, 오후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실내 위주로 일정을 배치했습니다. 싱가포르의 다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다문화 정책을 문헌 조사를 통해 탐구했고, 중국계 문화, 영국계 문화, 말레이계 이슬람문화, 인도계 힌두 문화, 혼합문화인 페라나칸 문화를 살펴보기 위해 계획했습니다. 싱가포르는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고, 중국 설날, 크리스트교,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등 다양한 종교와 문화의 공휴일을 지정하고 있습니다.

  첫 일정으로 공통 프로그램인 KOTRA 싱가포르 무역관을 방문하였고, 오후 및 그다음 날에 걸쳐 난양공과대학에서 리더십 캠프를 진행하였습니다. 조남준, 김문호, 송주하 교수님이 강의와 연구실 탐방을 직접 진행해 주셔서 너무나도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조남준 교수님의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강연과 진로 코칭은 큰 감동이었습니다. '강의 도중 언제라도 질문을 하라!', '지금 성적, 능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꿈을 꾸고 어떻게 도전하느냐가 중요하다!', '여러분의 꿈에 따라 미래는 개척 가능하니 항상 오픈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등 학생들에게 긍정적 자극을 주는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이틀 동안 느낀 점은 교수, 대학원생 등 캠프를 도와주셨던 모든 분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모든 분들이 성적 및 역량에서도 매우 뛰어난 인재일 뿐 아니라 긍정성, 적극성, 도전정신이 모두 세계 최상위권의 인재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선발 기준이 긍정성, 적극성, 도전정신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재능도 물론 뛰어나지만 도전, 역경극복, 사회 공동체 정신 등 기업가 정신도 매우 뛰어난 분들이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팀 프로젝트를 위해 머라이언 공원-차이나타운-시티갤러리-SGX(싱가포르 거래소)-싱가포르 박물관-마리나 베이 샌즈 스카이 파크-가든스 바이 더 베이-센토사섬-유니버설 스튜디오-래플스 병원-아랍 스트리트-리틀 인디아-아시아 문명 박물관을 탐방했습니다. 특히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를 체험하기 위해 싱가포르 거래소를 견학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어 출발하기 5일 전에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받아 너무 아쉬웠습니다. 대신 문헌조사를 바탕으로 외부에서 사진 촬영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올드 시티, 차이나타운, 아랍 스트리트, 리틀 인디아를 탐방하였고, 2층 버스, MRT, 모노레일, 트램, 케이블카, 리버 크루즈, 비행기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체험하였습니다. 페라나칸 음식으로 점심 식사를 하는 등 다양한 현지 음식을 체험하기 위해 시도했습니다. 싱가포르의 강점인 관광을 살펴보기 위해서 인터넷으로 조사하는 것은 물론 실제로 관광정보센터를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일정상 아이온 오차드에 있는 가장 큰 관광정보센터인 여행자 센터는 방문하지 못했지만, 차이나타운의 관광정보센터를 방문했을 때 우리나라의 IT기술을 활용한 관광정보센터도 어느 나라에 뒤지지 않을 만큼 매우 우수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멘토링은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사람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지도나 조언을 해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멘토 교사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학생들의 장점과 강점을 발견하고,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끔 긍정적 경험과 자극을 주는 진로 코칭을 해야 합니다. 또한 늘 질문을 하고 질문을 받으면서 소통해야 합니다. 하지만 진로 여행은 안전이 가장 우선시되는 측면이 있어서 담임교사의 역할이 강조되다 보니 멘토링이 소홀하게 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생활지도에 초점을 두다 보면 아무리 라포르가 잘 형성되었다고 하더라도 멘토링 효과는 반감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본부 차원에서 생활교육 담당 교사의 생활과 안전교육 권한을 강화하고, 주기적으로 팀별 멘토 교사 의견을 수렴하고, 진로 멘토링에 대한 정확한 방향 제시 및 적극적인 안내를 통해 멘토 교사가 멘토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합니다. 더 나은 진로 여행을 위해서는 진로 멘토링과 생활교육의 적절한 조율과 조정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코로나 상황에 해외 진로 여행이라 더 많이 손과 마음이 가는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수고와 희생을 기꺼이 감내하고 참여한 모든 운영진과 멘토 교사들이 있었습니다. 세상은 착한 사람들의 수고로움과 손해로 살 만한 것 같습니다. 개성 있고 역량이 뛰어난 좋은 분들과 함께 하게 되어 너무 좋았고 많이 배웠습니다. 학부모님의 감사 게시글 일부를 소개하면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어제 다녀와서 싱가포르 난양대 교수님 이틀 간의 강의가 너무 좋았다고 눈을 반짝이며 자랑을 하는 걸 보고 더할 나위 없이 기뻤습니다. 스스로 방학 동안 직업 탐구와 진로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고 합니다. …… 다녀와서 생각이 깊어진 아이를 보며 너무 만족하고 감사드립니다." 


  휴전선 평화기행그래서나는 어떻게  것인가?

  좀 오래된 여행이지만 저에게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여행이 있습니다. 아마 고생도 고생이지만 아직까지도 큰 의미가 남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때는 2003년 여름이었습니다. 휴전선 민통선 평화기행을 다녀왔습니다.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출발해서 휴전선 155마일(약 250Km) 아래 민간인 출입통제선을 따라 강화도까지 15박 16일 동안 국토횡단을 했습니다. 걷고 또 걸었습니다. 식사는 밥차가 주는 급식으로 해결했고, 잠은 초등학교 교실에서 침낭을 덮고 잤고, 빨래와 샤워는 학교 운동장 수도와 화장실을 이용했습니다. 참가자 모두는 분단 현실 인식, 평화 통일 정신 함양, 도전과 협동 정신 고양, 북한 어린이 돕기의 인도적 목적 등 대외적 목표와 함께 여러 가지 개인적 동기, 이유,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출발하기 전의 설렘과 완주 목표도, 비무장지대(DMZ), 생태, 평화, 안보, 도전, 협력과 같은 화두도 뒤로 갈수록 점차 옅어졌고, 참으로 고단한 여행의 나날이었습니다.

  어느 날인가 아침부터 폭우가 세차게 내렸습니다. 하루에 몇 번씩 우비를 썼다 벗기를 반복하는 날도 있었지만 그날은 얼굴이 따가울 만큼 심하게 비를 맞았습니다. 온몸이 젖었고 도보 행진이 어려웠지만 비를 피할 곳도 없었고 민통선 안에서 허용된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서 그 구역은 통과해야 했습니다. 온몸은 땀과 비로 젖었고, 신발 속 발바닥은 새로 생긴 물집으로 욱신거리고 따가웠습니다. 참으로 불편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오히려 온몸이 시원하기도 했고, 그동안의 내 삶에 대한 미안함과 죄를 씻는 속죄의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강원도에서 병역 의무를 마쳤습니다. 군 제대 이후 다시는 가지 않겠노라 장담했던 군부대를 군생활 때보다 더 많이 더 다양하게 방문하고야 말았습니다. 휴전선 전망대를 여러 군데 올랐고, 평화 유물과 유적지를 탐방했고, 민통선을 따라 수많은 마을을 지났고, 주민들을 만났고, 지뢰를 지나갔고, 지뢰 패해자들을 만났고, 이름 모를 야생화를 보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인생이나 드라마에는 항상 해피 엔딩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긴 걷기 여행의 끝에는 가슴 벅차오르는 감동과 완주의 희열보다는 왠지 모를 상실감과 공허가 더 컸습니다. 해답을 찾으러 갔다가 더 큰 질문을 얻고 온 것 같았습니다. 분단과 통일의 거대 담론보다는 자아에 대한 성찰 문제가 저에게는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행복도 진로도 다 연습과 생각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교과서 밖 세상을 온몸으로 느끼는 과정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머리가 아니라, 눈과 귀가 아니라 몸으로 알아가는 방법 말입니다. 일단 걸어 보세요. 몸으로 느껴 보세요. 진로 여행을 떠나 보세요. 자신의 진로 탐색에 도움이 될만한 여행 주제를 정한 뒤 구체적인 여행 계획을 세우고 여행을 하면서 진로 탐색을 실천해 보세요. 나와 우리 사회의 특성과  미래 사회의 변화 방향을 현장에서 탐색하세요. 이를 바탕으로 진로를 탐색하고 경로를 설계하며 공간 감수성을 높이고 진로와 직업에 몰입을 하시기 바랍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얻습니다. 느끼는 만큼 깨닫고, 깨달은 만큼 행복해집니다. 

  여행의 절반은 떠나기 전의 설렘입니다. 여행은 호기심에서 출발하고 행복감으로 도착합니다. 우리의 진로도 그러하리라 믿습니다. 진로는 세상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합니다. 우리가 진로 여행에서 만나게 되는 모든 사람들과 장소가 바로 진로와 직업 그 자체입니다. 어떤 동기로 직업에 종사하게 되었는지, 그 직업의 직무 특성과 직무 능력은 무엇인지, 직업의 공간상의 분포 특징과 상호작용, 관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나의 진로와 연결해 봅시다. 여행의 마무리는 배우고 느낀 점을 잘 정리하고 연결하는 것입니다. 여행 결과를 정리하고, 여행 경험과 배우고 느낀 점을 공유하는 과정 속에서 더 큰 성장과 발전이 있습니다. 종이에 쓰는 기행문도 좋고 SNS 글도 좋습니다. 어떤 형식이든 꼭 기록으로 남기시기 바랍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여행은 언제나 돈의 문제가 아니고, 용기의 문제이다."라는 명언이 때로는 희망 고문이 되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입니다. 돈, 시간, 공간, 가치 때문에 현실에 매여 있는 우리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행복과 진로를 위해 조금만 더 용기를 내 봅시다. 여행은 가슴이 떨릴 때 떠나야 하고 젊을 때일수록 더욱 좋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행복과 진로를 위해 여행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우주의 시공간을 여행하는 노마드(nomad)이니까요. 우리는 스스로 빛나야 하는 별이니까요. 


  *챌린지 미션진로 여행 계획 세우고 실천하기

  세계지도 벽에 붙이기 → 진로 흥미, 적성, 가치관 검사 하기 → 추천 직업 중 관심 직업 선택하기 → 살고 싶은 지역, 관심 진로 및 직업이 밀집된 장소 탐색하기 → 여행 계획 세우기 → 여행하기 → 보고서(배우고 느낀 점) 및 발표 자료 작성하고 정리하기 → 진로 피드백

작가의 이전글 진로란 '나'라는 기업 만들기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