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23일(토). 4월 넷째 주 토요일입니다. 올해도 학교 밖 청소년들을 만나러 갑니다. 4월 검정고시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진로와 진학상담이 시작됩니다. 설레기도 하지만 걱정이 교차하는 시간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서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이 많이 늘어서입니다. Wee클래스 선생님 얘기를 들어보면 학교에서도 우울, 불안, 자기 통제 부진 등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작 더 힘든 청소년들은 아예 꿈드림에도 나오지 않으니 도움을 주기가 매우 어렵고 안타깝다고 센터 담당자가 이야기합니다.
여기 센터를 기준으로 보면 올해는 일반계고 학생과 여학생 학업중단 비중이 더 높아진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대면 활동이 줄면서 정서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증가한 점, 고교 학점제의 점진적 도입이라는 교육과정 변화의 영향으로 특히 고교 1~2학년 내신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2024학년도 기준 현재 고등학교 1학년까지는 공통과목 및 일반선택과목에는 9등급제의 내신 평가 체제가 적용됩니다. 2025년에 고교학점제가 본격 도입되지만 이미 고등학교에서는 브리지 단계를 거쳐 빠른 학교는 거의 완성 단계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상대평가 내신등급이 산출되지 않는 진로선택 과목이 많이 확대되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은 진로선택 과목 중심으로 운영돼 등급으로 성적이 산출되는 과목이 적은 편입니다. 물론 진로선택과목도 대학별로 성취도별 배점을 다르게 하여 반영을 하지만 내신 등급만 놓고 본다면 1~2학년 때 평가를 망치게 되면 3학년 때 만회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1학년 학생들의 심리적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고3 못지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일반계고 1학년 학업중단학생 비율이 더 늘어난 것을 체감합니다.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자기소개서 폐지, 수상 및 독서활동이 미반영되기에 내신 성적과 교과 세부특기사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입시정책의 잦은 변경으로 학생도 학부모도 교사도 힘이 듭니다. 이게 대한민국 입시의 현실입니다. 안타깝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하고 마음이 무겁기도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선택 중심 교육과정인데, 일반고 탐구 과목을 기준으로 예를 들면 일반 선택 과목인 한국지리, 세계지리, 세계사, 동아시아사, 경제, 정치와 법,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등은 상대평가 9등급으로 산출되지만, 진로 선택 과목인 여행지리, 사회문제 탐구, 고전과 윤리, 물리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과학사, 생활과 과학, 융합과학 등은 A, B, C 3단계의 절대평가로 산출됩니다. 상대평가는 집단 내의 다른 구성원들과 비교한 상대적 위치로써 개인의 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 방식이고, 절대평가는 학습자의 학업 성취도를 절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고등학교 상대평가의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등급 내 비율은 4, 7, 12, 17, 20%입니다. 아무리 좋은 점수를 받아도 등급 내 비율에 들지 못하면 다음 등급으로 내려가게 되는 방식입니다. 반면 절대평가는 학교와 과목에 따라 다소 기준이 다르기는 하지만 A부터 E까지 90, 80, 70, 60점을 기준으로 대체로 평가합니다. 즉, 90점만 넘으면 아무리 많은 학생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두 A를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중학교는 절대평가 방식입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입시에는 대체로 절대평가로 받은 점수를 상대평가 석차 백분율로 환산하여 반영하기에 결국 대입이든 고입이든 입시는 집단 내 상대적 위치가 매우 중요합니다. 참고로 2022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25학년도부터는 고등학교에서는 과학 및 사회 융합 과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내신 5등급제가 적용되고, 3학년에서도 등급 산출되는 과목이 늘어나게 됩니다.
진로의 최대 난점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취와 성공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게 가장 어려운 문제입니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즐거움처럼 진로에서 뿌듯함을 금방 느낄 수가 있다면 누가 공부를 하지 않겠습니까? 진로와 직업에서 성취하고 뿌듯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기다리고 참고 노력해야 합니다. 열정이 식지 않도록 해야 하고 희망이라는 긍정 정서를 가지고 꾸준함으로 실력을 쌓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력하면 미래는 반드시 좋아진다.'는 사실을 절대적으로 믿어야 합니다. 다양한 긍정 정서를 활용하고 계발해야 합니다.
작년에는 일인자였던 학교 밖 청소년들을 두 명을 만났습니다. 한 명은 모 일반고 전교 1등 학생이었고, 다른 한 명은 우리 지역에서 e스포츠 종목의 일인자였던 청소년이었습니다. 전자는 매우 우수한 지능과 학업 역량을 가졌으나 학교 적응에 문제가 있었던 학생이고, 후자는 학업을 중단하고 프로 게임단에 연습생으로 입단했으나 성장이 정체되어 그만두고 센터로 온 청소년이었습니다. 전자는 등교 거부와 학교 부적응으로 학업을 중단하게 되었고, 후자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도전했으나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두 일인자의 문제에 대한 이해도와 태도는 많이 달랐습니다. 전자인 청소년은 슬픔, 분노, 불안 등의 부정 정서가 많았고 대인 관계 문제가 커 보였습니다. 후자인 청소년은 희망과 낙관성을 가지고 있었고, 자기 이해 능력도 높아 보였습니다. 한 번의 실패와 좌절은 겪었으나, 실패 후의 자세와 태도는 서로가 많이 달랐습니다. 누가 더 빨리 회복하고 다시 진로의 길로 당당히 걸어갈지는 모두가 예상할 수 있습니다.
긍정 정서는 노력하면 향상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노력으로 부정 정서는 줄일 수 있고, 긍정 정서는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먼저 이해하고 믿어야 합니다. 결심하고 노력하면 됩니다. 모두가 긍정 정서를 많이 갖고 태어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만은 꼭 지키고자 노력해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하고 성공할 수 있습니다. 위기도 다 한 때임을 알고 긍정 정서를 계발하면서 현재의 할 일에 집중해서 잘 극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동행, 참 좋은 말입니다. 누군가와 함께 가고 누군가를 부축한다는 것은 참 의미 있고 행복해지는 좋은 일입니다. 마음을 세우고, 다잡고, 다지는 것을 스스로 할 때까지 기다려 주려 합니다. 공감하고, 위로하고, 응원하고, 칭찬하고, 격려하고, 도와주는 일을 올해도 다시 시작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다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속 가능한 진로의 비밀 1, 긍정정서!
교육부의 <진로교육 화성화 방안(2023~2027)>을 보면 성인의 진로개발 역량 강화 추진 과제에 대한 예시로 '미국의 성인 진로 역량'이 나옵니다. 미국의 성인 진로 역량은 크게 자기 이해, 학업 및 직업적 탐색, 진로 계획 등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 그중에서 자기 이해 역량을 보면 구체적으로 첫째,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유지하는 능력, 둘째, 효과적인 행동을 유지하기 위한 지식, 셋째, 발전적 변화와 전환에 대한 지식 등이 있습니다. 미국 성인의 진로 역량 출발점은 국가적 차원에서 자기 이해와 긍정적 자아개념 유지 능력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이렇듯 긍정 정서는 모든 연령대에 걸쳐 지속 가능한 진로와 행복한 인생을 위한 핵심 역량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진로 상담실 앞 복도에는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벽화 속에는 긍정 멘트가 있고, 천정에는 진로 명언 간판이 달려 있습니다. 1층부터 4층까지 복도는 전부 이렇게 꾸며져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벽화는 벽화 전문 화가와 학생들이 그렸고, 긍정 멘트, 진로 명언 간판은 해마다 계속 추가되었습니다. 진로 상담실 앞에 있는 벽화 디자인과 긍정 멘트는 제 아이디어를 반영해서 벽화 전문 화가가 그려 주셨습니다. 'impossible'를 자르는 가위가 그려진 인포그래픽이 있고, '난 할 수 있어!', 'All is well!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우린 친구야!' 같은 긍정 멘트도 있습니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다."라는 미국 하버드대 교수이자 실용주의 창시자 중 한 사람인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1842-1910)의 진로 명언 간판도 있습니다. 모두가 긍정 정서를 일깨우려는 목적입니다.
꿈드림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비정기적으로 학교 밖 친구들을 만났고,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꿈드림에서 진로진학상담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15세에서 23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다양한 환경과 색다른 경험을 가진 청소년들을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고등학교 3학년 대입 지도 경험으로 겁 없이 덤벼들었습니다. 그러나, 진학상담이 다가 아니었습니다. 진로를 상담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진로 장벽을 가진 청소년들을 만났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부정 정서가 높고 긍정 정서는 낮은, 마음에 상처가 있는 청소년들을 만나는 일이었습니다. 그들의 불안, 근심, 분노, 스트레스, 무기력, 피로함, 딱한 처지 앞에서는 그동안의 입시 지도 경력은 나만의 우쭐거림과 자만이었습니다. 더 겸손해져야 했습니다. 도움이 되기 위해 공부하고 연수를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현재까지 왔고요. 상담 경험과 공부 과정에서 진로와 진학에서도 긍정 정서가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학교 안도, 학교 밖 세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낙관성과 희망을 가진 사람들은 행동을 일으키는 동기가 있기에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노력합니다. 그 결과 자신의 진로 분야에서 더 많이 성취하고 성공하고 행복합니다.
물론 상담과 긍정 정서 계발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주지는 못합니다. 학교에서 위기관리위원회 업무를 여러 해 총괄하면서 느낀 점은 의료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많다는 것입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부정 정서가 높은 청소년들을 만나서 도와줄 때는 호소하는 문제와 증상에 따라 정서적 지지와 일상생활 교육, 전문 상담 및 교육적 지원, 의료적 치료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면 좋습니다. 전문상담사, 위클래스 전문상담 선생님, 의사 선생님이 계시니 적극적으로 물어보시고 협력하면 됩니다.
지속 가능한 진로를 위해서는 긍정정서를지속적으로 키우고 활용해야 합니다.긍정 정서는 흥분, 자신감, 즐거움, 평온함, 균형감 같은 긍정적 감성들로 구성된 기분 상태를 의미합니다. 긍정 정서는 스트레스와 불안 줄이고 회복탄력성을 높여 주기에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자신감과 창의력을 높여서 업무에서 높은 성과를 내게 하고, 원만하고 친밀한 대인 관계에 도움을 주고,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 삶의 질을 높여 줍니다. 긍정 정서는 진로와 직업을 찾아가고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자기효능감과지속적인동기를부여하는매우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긍정 정서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고 계발하는 방법을 공부하면서 발견한 귀중한 보물책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 심리학'입니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첫째 불행을 제거하고, 둘째, 긍정 정서를 계발하고 활용해야 합니다. 불행 제거가 과거 심리학의 주된 연구 주제였다면, 긍정 정서 추구는 현대 심리학인 '긍정 심리학'의 관심 분야입니다. 긍정 심리학에서는 긍정 정서는 우리의 노력으로 충분히 계발될 수 있고 그로 인해 우리가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서울대행복연구센터에서 펴낸 청소년들의 행복 수업을 위한 '행복' 교과서에는 '두 개의 수도꼭지 원리'가 나옵니다. "차가운 물과 따뜻한 물이 나오는 두 개의 수도꼭지처럼 우리 마음의 수도꼭지에서도 한쪽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이, 다른 한쪽에서는 긍정적인 감정이 흘러나온다. 차가운 물이 나오는 꼭지를 잠근다고 해서 따뜻한 물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따뜻한 물이 나오는 꼭지를 열어야 따뜻한 물이 나오는 것이다." 부정 정서 제거에만 집중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라는 것을, 긍정 정서를 계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마틴 셀리그만은 자신감, 희망, 신뢰 등과 같은 긍정 정서는 삶이 편안할 때가 아니라 시련이 닥칠 때 큰 힘을 발휘한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낙관성과 희망은 시련이 닥쳤을 때 포기하지 않고 굳게 버틸 수 있는 힘이 되고, 업무 능력을 향상하며,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 정 정신을 갖게 할 뿐 아니라,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태도에 도움이 된다."라고 말합니다.
H(행복)=S(이미설정된행복의범위)+C(삶의상황)+V(자발적행동)
마틴셀리그만은행복의공식을 제시하면서자발적행동으로행복도를높일수있다고주장합니다. H는행복의수준을, S는유전적특성, 자동조절기, 쾌락의늪과같은이미설정된행복의범위를, C는돈, 결혼, 사회생활, 부정정서, 나이, 건강, 교육, 날씨, 인종, 성, 종교와같은외적환경으로삶의상황을, V는과거에대한만족도, 미래에대한낙관성, 현재의몰입과같은내적환경으로자발적행동을의미한다고설명합니다. 여기서S변수들은 이미 설정된 행복 범위이기에 개인의 행복도를 높이는데 방해물이 되지만 C와 V는행복도를높이는데강력한영향을미친다고말합니다. S는가변성이작은데반해 C와 V는가변성이 큽니다.특히 V는스스로통제할수있기에 노력으로 충분히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만일당신이바꾸려고결단하고엄청난노력이필요하다는사실만명심한다면, 당신의행복도는지속적으로증가해서행복한삶을살수있을것이다."라고말합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1, 2편 모두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불안’, ‘당황’, ‘따분’, ‘부럽’ 모두가 필요합니다. 부정 정서와 긍정 정서가 함께 있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마틴 셀리그만은 진화론의 관점으로 설명하는데, 자연선택은 긍정 정서뿐만 아니라 부정 정서도 많이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피엔스가 과거 아프리카 초원에서 살 때부터 의심이 많은 성격이 자연적 위험이 많았던 시기에는 생존에 더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부정 정서는 비판적 사고가 필요한 일들에, 긍정 정서는 창의성, 관대함, 인내력 등이 필요한 일들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부정 정서가 '제로섬 게임'을 알려 준다면, 긍정 정서는 '윈윈 게임'의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자연적 위험은 감소했지만 인위적 위험과 대인 관계의 위험은 더 증가하는 사회입니다. 부정 정서가 더 작동되는 사회가 되었지만, 행복한 삶과 성공하는 진로를 위해서는 긍정 정서를 더 많이 계발하고 활용해야 합니다.
마틴셀리그만은 긍정 정서를 과거, 미래, 현재로 구분하고, 각각의 긍정 정서를 계발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첫째, 과거에 대한 긍정 정서를 증가시키는 방법은 감사와 용서, 결정론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둘째, 미래의 긍정 정서를 배양하려면 저절로 떠오르는 비관적 사고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반박할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셋째, 현재의 긍정 정서는 쾌락과 만족으로 나뉘는데, 사고 작용을 마비시키는 쾌락적 습관을 극복하고, 현실을 느긋하게 음미하고, 관심을 기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고 강점과 미덕을 발휘해서 만족을 얻으라고 말합니다.
하버드회복탄력성수업
큰 실패와 좌절 때문에 울고 있나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을 만큼 창피한가요? 죽고 싶을 만큼 괴로운가요? 그렇다면 이것만은 꼭 명심하세요! "나쁜 일은 언제나 일어난다. 모든 것은 변한다! 그리고 때론 내 잘못이 아니다."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에 나오는 표현을 제 방식대로 살짝 바꾸어보았습니다. 긍정 정서를 공부하면서 일상생활 속에서 도움이 되는 매우 실용적인 책을 발견했습니다. <하버드 회복탄력성 수업>이라는 책입니다. 회복탄력성은 실패나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원래의 안정된 심리적 상태를 되찾는 성질이나 능력을 의미합니다. 이 책은 회복탄력성 지수 테스트, 실제 사례, 회복탄력성 훈련법, 핵심 정리로 나누어져 있어 쉽고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명상, 뇌과학, 긍정심리학, 감성지능 등을 활용한 회복탄력성 훈련법을 개발해서 일상 속에서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마음 챙김, 강점, 그리고 인생에는 다양한 선택 가능성이 있음을 알고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회복탄력성을 키우기 위한 마음 근육으로 대인관계, 유연성, 끈기, 자기 조절, 긍정성, 자기 돌봄을 제시하고, 18가지 회복탄력성 훈련법을 소개합니다. 저는 이 책을 책상 위에 두고 수업과 업무를 하다가 불편함을 느끼면 그 대목을 펴서 연습해 보곤 합니다. 따라 하기 쉬운 실천 방법도 많이 있으니 꼭 해보시기 바랍니다.
무작정 선행, 마음 챙김 명상, 목적의식과 동기 가지기, 잠시 멈춤, 감사하기, 자기 공감과 자기 돌봄 실천 등 다양한 훈련법이 있지만, '자기 조절'의 한 방법인 'STOP 기법'에 대해서 잠깐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자기 조절능력을 키우려면 감정을 다루는 세 가지 중요한 원칙을 알아야 합니다. 만약 분노와 같은 폭발적인 감정이 생긴다면 첫째, 방아쇠를 파악하고, 둘째, 자기 공감, 즉 자기 배려를 해야 하고, 셋째, 감정은 지나간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격한 감정에 사로잡힐 때에는 호흡법을 이용해서 지금 여기에 닻을 내려야 한다고 합니다. STOP 기법은 STOP(일시 정지), Take breath(천천히 세 번 심호흡하기), Observe(제삼자 입장에서 상황 관찰하기), Praise(자신을 칭찬하기) 순서로 진행하면 됩니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거나, 수동 공격을 하거나, 분노를 유발할 때, 혹은 자신에게 화가 날 때도 사용하면 매우 효과적입니다. 다툼이 있는 학생들에게도 이 방법을 사용하게 하면 관계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저자는 누구에게나 회복탄력성은 있다고 합니다. 뇌는 신경가소성이 있기에 두뇌의 구조와 기능은 학습, 경험, 훈련에 의해 얼마든지 변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부정적 성향을 건강하고 긍정적 성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회복탄력성 계발은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이유는 사람들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스트레스에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방식으로 회복탄력성을 계발해야 한다고 합니다.
부정 정서와 긍정 정서가 싸운다면 누가 이길까요? 인디언 할아버지 우화에 따르면 우리가 먹이를 주는 놈이 이깁니다. 포드 자동차를 설립한 자동차 왕 헨리 포드는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물론 두 사람 다 옳다. 그가 생각하는 대로 되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두 이야기 모두 부정 정서와 행동보다는 긍정 정서와 행동을 키우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이야기입니다. 교육은 지식, 기능, 가치 태도로 완성됩니다. 몰랐다면 배워야 하고, 알았다면 행동해야 하고, 행동하면 나아진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행복해지려면 믿어야 합니다. 정답은 없지만 분명한 것은 교육과 훈련을 받으면 나아진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여기에서부터 쉬운 것부터 하나씩 시도해 봅시다. 여러분은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