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콕 박힌 네 글자
아마도 청소년시절이었을 거다.
이사를 했는데 이사 간 집에 걸려있던 액자.
그리고 그 액자에 크게 적혀있는 네 글자
네 덕
내 탓
궁서체도 아닌 두껍고 둥근 돋움체 같은 글씨체로 쓰여 있는
네 글자가 마음에 콕 박혔었다.
그 액자는 버리지 않고 우리 집에 걸려있게 되었고,
그 뒤로 학교 숙제로 '가훈'을 써내야 할 때면
나는 항상 "네 덕 내 탓"을 떠올렸다.
어느 순간 요즘 다시금 이 글자가 문득문득 떠오른다.
"네 덕 내 탓"이라고 항상 생각한다면
한평생 싸울 일도 화를 낼 일도 없을 텐데.
어떠한 좋지 않은 상황에서 누군가를 탓하게 된다면 결국에는 계속 부정적인 기운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누구 때문이야 무엇 때문이야 라는 생각에
빠져든다면 더 이상의 성장도 없다.
모든 상황은 결국에는 내 선택으로 오게 된 것이고.
그 물건을 선택한 것도, 그 관계를 선택한 것도,
그 사람을 선택한 것도, 그 일을 한 것도,
그 상황에 놓이게 된 것도
결국 모든 것은 내 탓이다.
그리고 '네 덕'이라는 것은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작년에 너무 힘들었던 시기에 잠시나마
감사일기를 써보았는데 쓰다 보니
감사한 일이 얼마나 많은지!
숨 쉬고 있는 이 순간에도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나에게 또는 모두에게 너그러워지지 않을까.
그렇다면 화나는 일들도 줄어들지 않을까.
일상 속에 '덕분에'라는 것을 마음 깊이 새기고 있다면
그리고 덕분에를 발판 삼아
성장할 수 있는 길로 나를 인도해 간다면
하루가 좀 더 풍요롭지 않을까.
마음속에 꽉 들어차있는 그 글씨를
눈으로도 계속 보고 싶어서
기억을 떠올려 그 모습 그대로 한번 그려보았다.
2025년도 잘 부탁한다.
"네 덕 내 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