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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SS Sep 19. 2022

캐나다에서 외국어와 Bilingual

Good morning, Bonjour 그리고 안녕하세요


캐나다의 공용어는 영어와 프랑스어입니다. 오래되지 않은 역사에서 대서양을 건너온 영국과 프랑스는 신대륙의 영토와 주권을 놓고 치열한 전쟁을 벌였고 그런 역사의 남겨진 흔적들은 아직도 캐나다 동부지역 여러 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캐나다의 퀘벡주는 그런 사례의 하나로 아직도 프랑스어를 사용하며 캐나다 정부로부터 독립을 요구하고 있는 특별한 지역입니다. 주의 가장 큰 도시인 몬트리올(Montreal)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첫 번째는 프랑스의 파리)이며 이미 1976년에 하계올림픽을 개최했을 정도로 경제규모나 거주 인구수로도 캐나다를 대표하는 도시입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인구수의 감소와 토론토(Toronto)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프로 야구팀인 블루제이스(Blue Jays)의 1992, 1993 2년 연속 월드 시리즈를 제패하는 쾌거로 토론토가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그 후 탄탄했던 캐나다 제1의 금융도시로서의 자리를 토론토에 넘겨주고 맙니다.


온타리오주에 위치한 토론토와는 달리 오타와(Ottawa)도 캐나다의 수도라는 행정적인 이유인지 아니면 퀘벡주와 가깝다는 지리적인 까닭 때문인지 프랑스어를 영어 못지않게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몇 년 전 업무관계로 오타와에 있는 정부기관을 방문했을  들렸건물 안 카페의 메뉴가 전부 프랑스어로 적혀 있었고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대화도 프랑스어여서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이전에 제가 근무하던 직장에서는 업무에 관련해서 주 정부 공무원들을 정기적으로 만날 기회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친분을 가지게 되어, 그들에게 주 정부 공무원되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지원정보와 팁을 받았었는데 프랑스어를 영어와 함께 사용해야 하는 높은 벽에 막혀 결국 포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특이하게 주 정부 공무원으로 일하는 사람들 중에는 베트남계 출신 이민자 또는 난민들이 많습니다. 70년대 베트남 패망과 함께 많은 난민과 이민자들이 캐나다에 들어왔고 오랫동안 프랑스의 지배하에 있었던 까닭에 고등교육을 받은 베트남인들 중에는 프랑스어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 캐나다 정부의 소수민족을 배려하는 정책과 언어적인 장점으로 각 정부기관의 공무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베트남 출신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커뮤니티를 통한 네트워킹으로 주 정부 직업을 베트남인들계속 유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프랑스어는 캐나다를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도 이곳에서의 영향력은 유효합니다.




큰 아이는 이곳에 와서 초등학교 중반부터 중학교까지 대안학교 (Alternative School)을 다녔고 여기서 배운 프랑스어를 바탕으로 고등학교부터는 French Immersion School졸업했던 까닭에 작은 아이가 유치원인 Senior Kindergarten을 갈 나이가 되자 French Immersion Kindergarten으로 보낼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였습니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주저하면서 학교가 있는 지역을 찾아보니 마침 살고 있는 집 가까운 곳에 French Immersion School이 하나 있었고 그 학교에 유치원도 같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단 접수를 하고 학교에서 주최한 설명회를 통해 유치원부터 프랑스어를 사용하고 유치원을 마치면 같은 초등학교로 올라가며 유치원에서부터 3학년 때까지는 100% 프랑스어로만 모든 수업을 진행하고 4학년부터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50%씩 혼용해서 수업을 한다는 자세한 내용을 알게 되었습니다. 캐나다에서 태어났지만 부모가 ESL(English as Second Language)이고 프랑스어를 전혀 모르는 이유로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랫동안 이 시스템을 운용해온 결과로 전혀 문제없다는 학교 측의 설명과 현재 다니고 있는 여러 재학생들의 실제 경험담을 듣고 마침내 입학을 결정하였습니다.


그 후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French Immersion으로 진학하였고 이러한 언어의 조기 교육 시스템으로 영어, 프랑스어 모두 사용하며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성장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는 사실을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작은 아이의 경우 어떤 형태로 언어(한국어과 영어)를 처음 배우고  언어발전시켜가는지 무척 궁금했었습니다. 3세가 될 때까지 집에서만 키웠던 작은 아이는 큰 아이 때 보다 말이 좀 늦은 편인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아빠 엄마와는 한국어하고 많이 보는 유아 방송용 TV비디오로는 영어만을 듣는 이유로 좀 혼란스러웠던 시기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그러나 4세가 되며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사용하는 한쪽 언어의 시간이 많이 늘어나기 시작하자 영어와 프랑스어의 말하기, 듣기, 읽기의 수준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한국어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점점 사용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더욱 영어와 프랑스어만을 사용하는 것 같아 안 되겠다는 생각에 그때부터 일주일 한번 토요일에 가는 한국어 학교에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1학년부터 5학년까지 다녔었데 그 기간 동안 한글을 읽고 쓰고 말하는 훈련으로 나이가 들면서 한글 책도 볼 수 있게 되고 한국 방송에 나오는 관심 있는 프로도 보게 되면서 더욱 많이 늘게 되어 비록 캐나다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한국어를 잊지 않고 잘 쓰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두 아이들은 요즘 한류가 열풍인 이곳 북미에서 너무나 자랑스럽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살고 있습니다. 보통 캐나다에서 Bilingual이라고 하면 영어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명칭으로 사용되는데 이민자의 나라인 캐나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모국어 (영어가 아닌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의 언어)와 영어를 함께 사용하고 있으니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Bilingual아닌가요?


영국계인 회사 동료와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나: "영어 말고 할 줄 아는 외국어가 있?"

직장 동료: "없는데..."

나: "그것 봐라. 난 한국어, 영어, 일본어까지 하는데 연봉을 더 올려 받아야 되는 거 아닌가? 어떻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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