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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ldon Jan 22. 2021

시카고 광고 대행사에 취직하다: Leo Burnett

[미취광이 광고인] 광고 대행사 생활 (CHICAGO)

내가 레오 버넷 오피스에서 찍은 레오 버넷 사진



2017년 가을, 시카고에 있는 레오 버넷에 정직원으로 입사했다.


Leo Burnett은 엄청나게 큰 회사다. 회사 건물이 41층인가? 그냥 높고 크다는 거는 분명하다. 무튼, 이 건물을 통쨰로 Leo Burnett이 쓴다. 내가 근무하는 곳은 30층으로 제작팀이 근무하는 곳인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지는 않다. 실제로 다루는 클라이언트의 크기와 양에 비교해 보면, '얘네 솔직히 애들 더 뽑아야 돼'라는 말을 자주 한다. 왜 항상 제작팀의 인원들은 소수정예인 걸까? 


Allstate의 Mayhem 캠페인을 창시한 ECD팀에서 전통 광고 캠페인을 했다.


입사 후, 나의 하루 일과는 다음과 같다.


아침 8시 30분 스멀스멀 일어나, 샤워를 방자한 반신욕을 한다. 욕조에서도 여전히 수면 상태다. 머리를 말리고, 뭘 입을지 1초 동안 고민한다. 얼마 전에 구매한 검은색 와이드핏 바지에 검은색 챔피언 후드티를 입고 롱패딩으로 시카고의 바람을 막고, 반스 신발을 신고 나간다.


핑크로 맞춰 입어서... 우리 클라이언트를 쥐고 팀원들과 한 장!


대략 9시, 집을 나서서 시티 바이크를 타고 회사로 향한다. 미시간 호수를 따라서 달리는 시카고의 고층빌딩들은 지루한 출근길에 힘이 되어 준다. 9시 10분, 레오 버넷 빌딩으로 들어선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0층으로 올라가서 매일 보는 동료들에게 “hey” 하며 정말이지 어릴 때, 학교 다닐 때 학교 친구들을 매일 만나는 기분으로 인사한다. 


레오 버넷 동료들과 함께한 한여름의 팀 아웃팅


애플 노트북을 열고 제일 먼저 이메일을 확인한다. 다행히, 급한 이메일이 없다. 기분이 좋아진다. 일단, kitchen으로 가서 레몬티 한 잔을 제조하고 돌아오는 길에 혹시 모를 “morning poop”을 대비해 화장실에 들른다. 깨끗하게 손을 씻고 아까 떠둔 레몬티를 가지고 데스크로 돌아간다. 


한 10시 즈음 됐을까 이제? 프로덕션은 항상 있으니까, 그건 그것대로 흘러가게 둔다. 아이디어는 항상 필요하니, 습관적으로 어떻게 하면 우리 브랜드를 더 팔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1시간 즈음 고민했을까? 아이디어는 있는데 소름 돋는 아이디어가 없다. 


11시 즈음된 거 같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들어갈 사진 리터칭을 해야 한다. PDF에 피드백을 남기고 기획팀과 프로듀서에게 보낸다. 기획팀는 고맙다며 클라이언트한테 의견 전달하겠다고 한다. 그래라고 하고. 다시, 아이디어 생각에 다시 집중한다. 


또 한 시간 즈음 집중 했을까? 다행히,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가 나와서 글로 쓰고 시안을 만들고 뉴스 헤드라인으로 아이디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즉 “덱”을 만든다. 


레오버넷에서 내 자리는 항상 크리에이티브 집합소였다


이제 한.. 12시 30분 즈음 됐겠다. 점심시간이다. 동료와 멕시코 음식점에 가서 타코를 먹는다. 맛있다. 동료도 아주 만족 해 한다. 나도 만족스럽다. 회사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동시에 들어가기 싫은 마음도 생긴다. 그냥 이건 병인 거다. 


1시 30분, 다시 책상에 앉는다. 또 다른 프로젝트에 관한 피드백이 왔다. 역시나, 시답잖은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이다. 디펜드 할 이유가 없어서 원하는 대로 해주기로 한다. 


오후 3시가 됐다. 아침에 만든 덱을 이씨디한테 보여주고 어떻게 생각하냐 물었다. 이런저런 피드백 뒤에 결국에는 좋다고 한다. 다른 동료들 생각도 궁금해서, 다른 동료들에게도 물어본다. 다들 재밌다고 한다. 어느 정도 아이디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 어떻게 하면 이 아이디어를 더 좋게 만들지 고민한다. 


레오 버넷의 전설적인 카피라이터 Ben Doessel은 나의 단짝이자 베프다.


오후 4시 30분. 끊임없이 생각하던 도중 미팅 알람이 울린다. 아... 기획팀과 미팅이 있다. 뭐 짧게 얘기하고 끝날테니 하고 미팅룸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다. 15분짜리 미팅인데 1시간 동안 같은 소리를 반복했다. 


5시 30분. 근무시간을 30분이나 초과했다. 방금 놓쳤던 1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동시에, 한 가지 일로 이렇게 오래 대화할 수 있는 “우리 인간”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낌과 동시에 환멸감도 느낀다. 


오후 5시 30분. 퇴근하려고 회사를 나선다. 자전거를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오후 6시, 저녁을 먹고 낮에 해결 못한 생각을 다시 해본다. 혹은 음악을 만들거나. 피아노를 치거나. 이렇게 글을 쓴다. 하루를 되돌아보니까 하루종일 생각만 하는 것 같다. 언젠가는 정말 효과적이고 동시에 창의적인 광고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꾼다. 


레오 버넷, 우리 팀이 받은 엄청난 양의 광고제 트로피들


매일 같은 하루 속에서, 내가 자랑스럽게 집행하고 D&AD, 원쇼 등에서 수상한 광고 캠페인들이 있다.


휴먼 빌보드: 인간이 광고판이 되다!



“이것은 윙스탑(치킨 윙 전문점) 광고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후드티를 입고 거리를 돌아다녀주세요. 그리고 당신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소셜 네트워크에 올려주세요. 저희가 $10를 보내드릴게요. 당신은 저희의 인간 광고판이니까요.


사람 자체를 광고판으로 만들어 버리는 전략. 즉. 1000명의 사람이 저 옷 (광고판)을 입고 걸어다시면 브랜드의 노출 효과를 가져오고, 더 나아가 저 옷을 입은 사람이 미국인들이 전부 다 보는 ESPN에서 방영하는 NBA Final First take에 나온다면? 그럼, 그 사람이 주인공인 “티비광고”가 되는 것. 





그래서, 기획팀이 누가 그걸 할 수 있냐고 그러는 거다. 불가능하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내가 보여줄게 그게 불가능한지 가능한지” 약간 간지 나게 어카운트에게 말해주고(ㅋㅋ) 새벽 4시에 일어나서, 5시간을 기다린 끝에 nba final 쇼에 입장했다. 그것도 2번째 줄에 티비에 나오는 좌석을 확보했다. 


그때의 긴장감이란.... 말로 할 수가 없다. 왜냐면, ESPN이 내가 “광고”라는 사실을 인지하면 안 되니까. 일단 후디를 가리고, 생방송이 시작하는 9:00 나도 티셔츠를 개봉하고 자랑스럽게 “인간 광고판”이 됐다. 


실제로, 이 방송을 보던 윙스탑 팬이 트위터에 “갑자기 윙스탑 끌리네. #wingstop #NBAFinal” 올렸다! 무튼... 엄마, 나 미국 방송 탔어! ㅋ


내가 진짜로 ESPN에 등장했다! 하하하



2kg짜리 Lemon Pepper맛의 터키를 소개합니다!



순수하게 내 아이디어 그대로 세상에 나온 작업. 간단히 설명하자면, Wingstop이라고 치킨 윙 전문점인데, 맛이 다양하고 맛있다는 걸로 유명. 그래서, 땡스 기빙 데이에 대표 음식인 터키 (칠면조)를 다양한 맛으로 만들어서 팔자.


치킨 촬영 현장


Atomic Turkey, Lemon Pepper Turkey, Korean BQQ, etc... 


간단하게 한국식으로 예를 들자면, BHC치킨이 추석에 뿌링클 치킨 비빔밥 메뉴 출시... 비빔밥은 쪼-금 많이 갔을지도 몰라도... 대충 그런 계절성, 데이 마케팅 (Day Marketing)


땡스기빙데이에 동료들과 함께 즐겁게 보냈다.


땡스기빙데이에 동료들과 함께 즐겁게 보냈다.



ACD 아트 디렉터와 카피라이터 그리고 신입 아트 디렉터인 나. 우리의 밀워키 여행.


광고도 미친 듯이 만들고, 놀기도 미친 듯이 놀고.


The Breakfast라고 해서 리오 버넷 (사실 리오 버넷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정확한 발음)에서 매년 12월 초. 중순에 연말 행사를 아주 크게 연다. 이번에는 12월 8일 금요일에 했었고, 덕분에 나는 밤 11시까지 동료들과 취하고 놀았다. 


저스틴 비버도 몇 년 전에 왔었다고 하고, 유명한 뮤지션들이 많이 와서 공연도 하고, 1년간 작업한 작업들을 다 같이 축하하고 CCO와 Global CCO끼리 농담 따먹기도 하면서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점심시간이면 리오 버넷 건물 1층에서 아이들이나 음악가들이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곤 한다. 굳이 The breakfast와 상관없이 거의 매일 하고 있다.



Jim Beam(Bourbon Brand) 팀들과 다 같이 먹었던 점심. 저 스테이크 솔직히 그냥 녹았다.. 고기 아닌 줄... 비싼 건 다 이유가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맞다. 대행사 연말 파티 맞다!


맞다. 대행사 연말 파티 맞다!


맞다. 대행사 연말 파티 맞다!


House of blues라는 바(?)라기엔 너무 크지만.. 무튼 락 & 재즈 음악 공연을 하고 음식도 먹고 그러는 곳. 여기를 통째로 빌려서 이 날은 다 Leo 사람들이 가득했다


3차로 크리에이티브 팀들만 같이 갔던 라이브 재즈 바


마지막으로, 이런 광고 대행사에서 일하면 연봉은 어느 정도 될까?


우리 팀의 카피라이터 차장한테 물어봤었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카피라이터'로서 시작하는 이들의 연봉은 어떤가요?


처음에는 많이 못 벌거라는 생각은 하셔야 돼요. 처음 3년, 아니 5-7년 정도까지는 그렇게 많은 돈을 벌진 않아요. ($50000 - $70000 사이) 하지만, 나중에는 두 배, 세 배의 돈을 벌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진급을 해달라고 요청하고 윗사람을 볶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그 누구도 진급 혹은 임금 인상에 대해서 먼저 도와주지 않을 거예요. 


Good idea comes from truth.
좋은 아이디어는 진실에서 비롯된다.



항상 다른 회사의 리쿠르터 (인사담당자)들과 연락하고 지내야 해요. 항상 언제든지 지금 다니는 회사를 그만둘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연봉 혹은 진급을 안 시켜주면 다른 회사로 가겠다!"라고 엄포를 놓아야 해요. 본인이 귀중하고 가치 있는 인재라는 것을 지금의 회사에 꾸준히 알려야 하고, 동시에 다른 회사와 연락하고 지내기 위해서 광고제에서 상도 받고 좋은 광고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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