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광이 광고인] 유학생활
2016년 겨울, 뉴욕 R/GA에서 두 번째 인턴쉽을 아트 디렉터로 시작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R/GA가 한국에도 오피스가 있다는 프레젠테이션을 듣고서 궁금해서 네이버에서 검색해봤다. 네이버에게 R/GA는 익숙한 곳은 아닌것 같다... 아무래도 서울에는 오피스가 없는 것 같다.
잘 나가는 디지털 대행사답게 오피스가 상당히 크고 근엄하다. 사람들도 다들 똑똑하고 세련되다. 기존의 오길비 뉴욕에서는 친구들끼리 놀고 아주 전통적인 분위기가 강했다면, 여기서는 개개인이 각개전투하는 느낌이 강하다. 디지털 디자인 에이전시답게 디자인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고, 웹사이트 개발 및 디지털 배너 등의 일이 정말 많다.
R/GA에 출근하고 오리엔테이션도 받고, 회사 소개도 듣고, 컴퓨터도 받고 아이디도 만들고, 그런 진짜 일반적인 일들이 나에게 일어나는 게 신기하다. 이제는 두 번째 인턴쉽이라고... 좋은 브리프를 받는 동기들을 질투하게 됐다. 같이 온 다른 애들은 SAMSUNG 그리고 PEPSI 브리프 받았는데 나는 PwC라는 금융 브리프 받았다....
"하.. 부럽다.. 나는 Financial인데 너네는 SAMSUNG이랑 PEPSI 브리프, 뭐임!?"
"SAMSUNG은 브리프가 어려워..."
"그래? 나는 PwC라고...!! 금융이라고!!"
애들을 질투하면서, 또 다른 애들은 뭐하는지 물어봤다.
다른 팀은 브랜드 이미지 캠페인이랑 다른 하나는 광고제용 아이디어 한다는데 Creative Director가 Love has no labels 만든 사람이라고 한다. 내가 봤을때 저 CD가 R/GA Superstar일 확률.. 하... 부럽다... 그 사람이랑 바로 직속으로 일한다고 하니, 인턴나부랭이지만 뭔가 부러웠다.
나는 내 파트너와 같이 ECD한테 직속으로 아이디어 pitch를 하지만 사실, 금융 브랜드라는 거 자체에서 기대감이 확 살아졌다. 그러다, Lego 브리프를 받았는데 나름 괜찮은 브리프였다. 하.지.만, 저 ECD가 Account 출신이라 아이디어를 잘 못보기 때문에 큰 기대가 없다는 내 파트너를 혼내 주고 싶었다.
우리 ECD는 Account (기획)하다가 production side 있다가 copywriter 하다가 ACD달고 지금 R/GA에서 그륩 ECD인데 무튼 그래도 같이 하는것만 해도 감사해야할 듯 싶다.
아 글고 밥 그린버그 (Bob Greenberg) 그냥 막 걸어당기는데 쫌 신기했다. R/GA founder인데 11시 쯤 되면 출근했다. 그리고 뭐 어차피 직원들도 신경 안쓰고 그냥 일개 직원 대하듯 대하고 그러는데 그런거 참 한국이랑 다르지 않나 싶었다. .
R/GA는 다른 전통 광고 대행사와 다른 점이 있다. 여긴 Group 단위로 일한다. 그니까 크리에이티브들이 파트너가 없이 이렇게 여기저기 다니는 케이스. 딱 팀 단위로 안 움직이지 않는다. 어쩌면 클라이언트의 구애가 적고 즉, 같은 클라이언트만 하지 않는다는거.
오길비(Ogilvy)는 딱 팀별로 딱딱 하니까 어쩌면 일은 수월할지언정 다른 클라이언트를 건드리는게 힘드니까 클라이언트 잘못 만나면 빼박이라고 할 수 있으니, 그런 점이 많이 다른것 같다.
그리고 특별한 점은 /GA 스타트업 융성소. R/GA accelerator라는 이름으로 스타트업의 비지니스를 초기부터 컨설팅 한다고 했다. Red Antler가 하고 있는 비지니스 방식을 차용해서, 시작부터 웹사이트 구축 및 디지털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클라이언트와 같이 동반 성장하는 구조를 지향한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R/GA는 디지털 대행사답게 웹사이트 제작 및 웹배너, 디지털 기기에 들어가는 비주얼 디자인들을 전담한다. 오길비와 같은 전통 광고 대행사와는 다른 비지니스 영역이라는 점이 분명했다. 이어서 인턴을 하게 될 독일 함부르크는 전통 광고 대행사다. 벌써부터, 독일에서의 세번째 인턴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