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9일 월요일
글을 쓰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고 어느 소설가가 말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없다. 책과 영화와 음악과 미술, 다른 이들의 작업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타인의 삶을 경험할 수 있다. 그들의 사유와 통찰과 신념, 그것들의 구조와 배치를 배울 수 있다. 그것은 내게 기억으로 남는다. 그 소설가는 또한 ‘창작은 결국 기억에서 기인한다.’라고 말했다. 기억하는 것들을 가지고 우리는 다시 무언가 만들 수 있다. 내 안에 더 많은 것들을 넣고 싶다. 그러나 뭐든 제대로 넣어야 할 것이다. 기억하는 만큼 발현되기 위해서는 양보다는 질이, 그 깊이가 중요하다. 나는 뭐든 지나치게 빨리 끝내고 싶어 하고 자꾸만 그다음을 미리 준비한다. 그 때문에 뭐든 빨리, 얕게 훑어본다. 보고 싶었던 전시나 읽고 싶었던 책을, 가보고 싶었던 장소를 충분히 만끽하기 전에 나의 일부가 무언가를 가로막는다. 단지 한 줄의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경험은 아무 쓸모도 없다. 내가 그것을 했다는 결과가 아니라 그 일을 통과하면서 내 안에 무엇을 새겼는지가 중요하다. 누구도 내가 그 일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않는다. 남는 것은 결국 나의 기억뿐이다. 경험을 제대로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