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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희 Jun 15. 2021

돈과 운이 필요해

돈으로 뭐든 살 수 있다고 믿는 어른들에게

어른들이 쥐어주는 용돈을 소중하게 모으는 아이는 늘 집에 도착하자마자 금고에 돈을 넣는다.


엄마 난 차박이 꿈이야. 이 돈으로 차 사려고.

웃기시네, 야 그걸로 차 못 사

그럼. 돈을 모아야겠다.


9살 많은 오빠가 세상 물정 모른다며 아무리 구박을 해도 아이는 밤마다 금고를 가슴에 안고 행복해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린이집에서 나오자마자 아이가 마음이 바뀌었다고 했다


엄마, 나 다이어리가 갖고 싶어. 내 용돈 모은 걸로 살게.

차 산다며...

다이어리 사고 남은 돈을 계속 모으면 돼.

그거 마트에 없을 수도 있어. 요즘 인기가 많은 거라서. 인터넷으로 사자.

아냐 지금 가서 살래.

가서 없음 속상할 텐데... 울고 떼쓰거나 슬프다고 아무거나 사면 안돼.

그래 없음 인터넷으로 시킬게. 약속해. 그런데... 엄마... 걱정하지 마.





난 돈이 있고
운도 있어






왜 운도 있어야 돼?

돈이 있어도 없으면 사. 운이 필요해. 갔을 때 없을 수도 있거든. 그런데 난 운이 있지. 난 행운의 아이야.



돈만 있으면 원하는 상품을 언제든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어른들도 많다. 하지만 세상에 돈만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아이는 알고 있었다.


마트에 도착하자 마자 주차 자리가 생기자,


거봐. 내가 말했지? 난 운이 참 좋아!

엄마도 운 좀 나눠줘.

난 태어날 때부터 있었거든, 그래서 나누는 법은 잘 모르는데...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어.

율이의 최고 행운은 엄마를 만난 거 아니야?

맞아! 그러네.



돈과 운이 있던 율이는 정말 하나 남은 다이어리를 살 수 있었다. 집에 와서 한참 글자 연습을 하던 아이가 내게 네 잎 클로버 열쇠고리를 주며 말한다. 엄마 선물!

그동안 행운을 나누는 법을 고민했나 보다.



나는 율이를 만나기 위해 내가 가진 모든 운을 한꺼번에 다 썼다. 그래서 가끔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더 크게 감사하게 된다.





길을 걷다 아무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시켰는데 커피가 정말 맛있을 때, 돈 주고 사 먹은 커피에 감사하는 날 보며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얘기한다.


'감사할 것도 많다. 공짜 커피 마시냐?'




사람들은 모른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려면,


돈과 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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