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치 Nov 11. 2023

도전할 만해야 도전하지

펭수보다는 느린 <남극탐험>

어떤 게임은 BGM으로 기억된다. 나에게 남극탐험은 그런 게임이다. 


게임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Maq0e-0ZUSg


글을 쓰기 위해 게임에 대해서 찾아보니 본래 교육용으로 개발된 게임이라고 한다. 각 나라의 국기와 국가를 쉽게 익히기 위해 만든 게임이라고 하는데 사실 학습적 효과는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단순한 게임인데도 생각보다 스테이지를 깨는 데 쉽지 않아서 그렇다. 큰 크레바스 (게임에서 옆으로 크게 있는 균열)나 물 웅덩이, 그리고 그 와중에 제일 짜증 나는 물개 (물 웅덩이에서 튀어나오는데 어디서 나올지는 알 수 없다)가 곳곳에 펼쳐져 있다. 제한된 시간. 마음이 급하다고 속도를 높였다가는 점프 타이밍이 안 맞아서 장애물에 부딪혀 소중한 시간을 까먹는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뭔가 오기가 생긴다. 이렇게 간단한 게임을 내가 포기한다고? 그럴 수는 없다. 심기일전! 마음을 모은다. 첫 스테이지는 통과! 그렇다면 다음 스테이지는 수월한가?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이렇게 간단한 게임에 왜 쉽게 빠져드는 걸까? 결국은 레벨 디자인 덕분이다. 도전할 만하도록 만들어져 있는가. 한편으로는 게임이 별 게 없어서 무시할 만해서 이지도 않을까 싶다. 만만해 보인다. 


너무하다 싶은 일이 있긴 하다. 보기에 너무 거대해 보이고, 도저히 이루지 못할 거 같은 일이 있다. 하지만 정작 도전해 보면 별 거 아닌 일이 있다. 요리를 하다 보면 그렇다. 엄청 대단해 보이는 요리도 시간이 걸릴 뿐,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시간이 해결하는 경우도 많고. 


그래서 백종원 대표 유튜브 채널이 도움이 되었다. 그는 요리를 별 거 아닌 것처럼 만든다. 물론 누군가는 설탕을 많이 쓰거나 조미료를 쓴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요리를 하다 보면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점은 누구나 안다. 요리에 관심이 가게 된다면 다른 요리도 도전해 볼 용기도 난다. 점차 할 수 있는 요리가 느는 거다. 


대단해 보이는 일도, 별 거 아닌 일도 한 발자국부터 시작이다. 도전을 많이 하도록 하려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만 한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노 페인 노 게인(No Pain No Gain) 물론 동의할 여지가 있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 속 말처럼 도전하는 젊음이 아름답다.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시스템 운영자 입장에서는 좀 더 많은 참여를 이끌고자 할 때 개인의 의식을 북돋기만 하면 될까? 


<남극탐험>처럼 별거 아니게 보여야 한다. 님 고작 이 정도임? 자존심을 건드리고, 오기를 건드릴 만한 그렇게 만만해 보이는. 이래서 교육용 게임이었던 건가. 하지만 남극탐험을 해도 해당 국기를 외울 거 같진 않으니 그 부분은 실패한 게 아닐까도 싶다. 

이전 05화 어쩌면 인생은 한 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