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프롤로그.
하객으로 참석했던 한 친구는 자신의 SNS에 이렇게 썼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결혼식”이라고. 그 친구는 또 피로연 자리에서 “내 결혼식보다 더 기억에 남을 결혼식”이라고도 했다. 정확한 표현이었다.
나는 일의 경중을 따지며 이른바 ‘야마’가 될 내용부터 글을 써내려가는 걸 업으로 삼고 있다. 매번 쉽지 않은 일이다. 세상사는 생각보다 빈약하다. 빈약한 콘텐츠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에 살을 붙이곤 하면서 야마를 작위적으로 뽑아낸다. 가끔 수작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억지전개가 되기 일쑤다.
그러나 이번엔 조금 다르다. 내가 당사자라서만은 아니다. 말도, 탈도, 기억에 남을 만한 일도 많았단다. 이중에서 무엇을 먼저 써야 할지, 무엇을 빼야 할지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 2016. 12. 14 아오모리 국제호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