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인생 살면서 가장 따뜻한 겨울...
이런 게 기후 변화인가?
이런 생각도 잠시.
며칠 만에 영하 10도가 되니 이제야 겨울임이 실감 납니다.
그래 겨울은 이런 느낌이었지.
한겨울 출근 시간, 보일러가 고장 났다는 세입자의 연락을 받은 기억이 떠오릅니다.
뜨거운 물이 안 나와서 샤워를 할 수가 없다고.
듣자마자 알았습니다. 보일러가 얼었구먼.
도움을 요청하는데 네가 알아서 해결하라고 할 순 없고...
세입자 방으로 갔습니다.
근데 뭘 어떻게 해야 하지? 보일러가 얼었는데?
헤어 드라이기로 뜨거운 바람을 보일러에 쐈습니다. ㅋㅋ
한참을 보일러에 드라이질을 해주면서...
'하아... 나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냐'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10년 동안 강추위로 문제를 겪은 일이 세네 번쯤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날 온도가 영하 13도쯤.
이후부터는 온도에 민감하게 됐습니다.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다고 하면 전날에 카톡으로 세입자들에게 당부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보일러를 끄고 나가면 안 된다.
외출로 틀어놔야 얼지 않는다.
(여행 중이라고 답하는 세입자들도 있기 때문에 메시지 보내는 걸로 다 해결되진 않습니다)
이제 비나 눈이 아니고 온도까지 신경쓰고 살아야 하나?
부산 같은 남쪽 땅에서 임대하는 사람들은 좋겠다는 생각마저 했습니다.
적어도 추위 문제는 덜할 테니까.
어쨌든 그렇게 저도 같이 신경 써주면서 이후로 보일러나 수도가 얼어서 찾아간 적은 없습니다.
건물을 팔았지만 아직도 관성이 남아있는지..
날씨가 추워지니 보일러 생각부터 떠오릅니다.(웃음)
이제 이런 걱정 안 하고 살아도 돼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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