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칸 러그를 찾아서
카펫과 러그를 혼용해서 쓰는데 사실 둘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 카펫은 바닥 전체를 덮고 벽과 마주하는 곳까지 이어져 빈 공간, 갭이 전혀 없다. 비교적 털이 길어 푹신한 느낌이 들고 무늬가 없는 단색이다. 이에 비해 러그는 어느 한 에리어(area) 즉 소파와 커피 테이블을 어우르는 구역이나 식탁 주변 아니면 현관 앞에나 홀 웨이( hall way)에 쓰인다. 비교적 털이 짧고 다채로운 무늬가 있어 장식의 의미가 더 강하다. 터키의 러그는 다채롭고 복잡한 문양으로 인해 보헤미언 데코에서 빠지지 않고 모로코 러그는 단순한 문양으로 심플해서 미니멀한 스칸디 스타일 데코에서 많이 쓰인다.
모로칸(모로코 스타일의) 러그에서 볼 수 있는 간단한 라인의 다이아몬드 무늬는 모던하고 심플해 보인다. 미니멀 데코에는 단연 모로코 스타일 러그가 어울린다. 러그에 있어서 모로코와 터키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고 두나라의 공통점이 흥미롭다. 모로코와 터키는 지리적으로 요충지이다.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지점에 있고 모로코는 유럽과 아프리카가 만나는 접점에 있다. 서로 다른 이질적이 문화들이 만나 풍부한 고유의 문화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싶다.
터키와 모로코의 역사도 흥미로웠다. 두 나라의 관계는 16세기 터키의 오토만 제국 시절부터 시작하여 모든 나라가 그러하듯이 몇 번의 부침을 겪었다. 강성했던 오토만 제국이 모로코를 정복하려다가 서유럽, 미 대륙, 그리고 스페인과 인접한 지리적 요충지임을 알아보고 동맹을 맺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 형제 나라와 같은 친밀한 상호 무역을 유지한다고 한다. 모로코는 특히 스페인과 프랑스와 긴밀한 무역관계를 이루며 미국과도 오랜 친선관계를 맺고 있는 안정적이고 민주적이며 진보적인 모슬림 국가라고 한다. 모로코는 다양한 인종, 전통, 종교가 결합된 멜팅팟으로 버버인(Berber:지중해 백인들), 아랍인, 아프리카인, 유대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image : A traditional home in Essaouira, Morocco at worldatl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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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인디애나 존스의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이 시장에서 쫓고 쫓기는 장면이다. 닭들이 이리저리 꼬꼬댁거리며 돌아다니고 코브라 조련사가 뱀을 유연하게 다루며 머리에 터번을 두른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큰 칼을 휘두르며 으름짱을 놓는 적에게 총한방으로 간단히 끝내는 장면이 압권이다. 그곳이 혹시 모로코? 해서 찾아보니 역시 모로코였다.
몇 년 전에 TV에서 모로코 가족의 딸과 쫓기는 도망자, 소녀의 우정을 그린 시리즈물이 있었다. 아마도 넷 플릭스나 HBO에서 본 것 같은데 제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들 가족에게서 느낀 낙관주의였다. 그들의 문화가 서양 문화와 닮아 전혀 낯설지 않으며 내용은 틴에이저에게서 있을 법한 반항, 그리고 우정과 사랑에 관한 것이었다. 하와이 여름 같은 분위기의 짙고도 활기찬 색감과 꽃무늬가 어우러져 고민이 고민으로 느껴지지 않는 밝고 유쾌한 분위기가 전체를 압도했다. 딸은 적당히 짙은 갈색의 피부와 통통한 몸매에서 “나는 낙천적이에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흰 피부의 서양인과는 다른 뭔가 친근함이 느껴졌다. 휴대폰이 일상인 그들의 라이프에 "저기도 똑같네"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국가는 다를 것이라는 나의 편견을 어김없이 깨부수었다. 영화에서 주로 서양 문화만을 접하니까 그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가 머나먼 아프리카 대륙의 모로코의 색다른 문화에 반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