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나는 사이버 한국외대 한국어학부 3학년에 편입했다. 언제까지 영어 선생 할 수 있을지 자신 없어서, 노후를 위해 자격증을 따고 싶었다. 하지만 한국어는 한국인에게도 어려운 언어이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문법론’ 같은 과목이 제일 힘겨웠다. 어쨌든 4.13의 성적으로 졸업하고, 한국어교원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서울에서는 구로구에 있는 센터에서 실습했고, 서귀포로 이주 후에도 중국인을 가르쳤지만 그 후 기회가 없었다. 실은 무엇보다 영어 선생 일이 끊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차 한국어 교사는 내게서 물 건너갔다. 앞으로 봉사의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그런 정도의 소망만 갖고 있다.
최근 스페인어를 공부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 줌으로 스페인어 강사를 만났다. 그래도 미흡했다.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은데, 제대로 된 강좌나 프로그램은 비쌌다. 취미로 공부하는 데 그렇게 큰 투자를 하는 건 아니다 싶어 사이버외대에 들어가서 스페인어 학부를 찾아보았다.
오오, 놀랍게도 졸업생에게는 입학금도 안 받고, 무려 40%나 학비 지원을 해주었다. 대번에 시간제 학생에 지원했고, 오늘 두 과목을 등록했다. 과목당 3학점, 합계 48만 원이다. 나는 40% 감면받으니 28만 8천 원을 한 학기에 내면 된다.
(이번에는 모르고 덜렁 48만 원을 내버렸더니, 먼저 장학금 신청서를 냈어야 한 대서 12월에 환급해준다고 한다. 다음 학기에는 더 이상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거야말로 학원비보다 싸다!
“나 외국어 공부는 여기서 할래요.”
싱글벙글하며 가족들에게 우리 학교, 좋은 학교라 자랑한다. 앞으로 스페인어, 일본어를 돌아가면서 해볼까 한다.
공부하는 시간이 좋다. 가만히 한 가지에 집중하는 묘미가 있어서. 더구나 언어 공부는 써먹을 데가 있지 않은가. 늙어서의 취미 활동으로 딱이다. 사이버대는 오고 가는 번거로움이 없어서 더 좋다.
해봐서 아는데, 이제는 사이버대 공부 수준이 만만치 않다. 교수진도 좋고,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도 정말 열심히 한다. 대신 학점은 그렇게 빡빡하지 않다.
오늘은 스페인어 음식 리스트를 엑셀 파일로 만들었다. 교재에서 스페인 음식에 대해 공부하다가, 나중에 여행 가서 밥이라도 제대로 시켜 먹으려면 반드시 알아야겠다 싶었다.
스페인어 수업. 첫 학기 해 봤자, 기초 문법이나 배우고, 기본 회화나 좀 익히겠지만 사실 돈 버는 언어는 완벽해야 하지만, 현지에서 돈 쓰는 언어는 조금만 해도 굶진 않으니까.
앞으로 나에게는 이렇게 물어보시라.
“이번 학기에는 무슨 외국어, 무슨 과목 들어요?”
“저는 2023년 8월 마지막 주부터 스페인어 기초회화와 문법을 들어요.”
물론 그때까지는 혼자 예습 더 할 것이다.
나는 사이버 한국외대에서 외국어 공부를 하면서 늙어갈 것이다. 일 년에 오십만 원 남짓? 취미 활동을 위해 기꺼이 투자할만한 금액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