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원이 되는 순간 교육은 흔들린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27조(특수학교의 학급 및 각급학교의 특수학급 설치 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정원은 유치원이 4명,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6명,고등학교가 7명이다.
여기서 1명이 추가되면 과원이 된다.
특수학급은 특수교육대상자가 1인 이상일 시 설치할 수 있으므로 과원이 되면 추가 설치하여야 한다.
과원 학급은 법을 준수하지 않은 불법 과밀학급이다. 그런 학급이 인천에만 190개가 넘는다. ㄱ초가 위치한 미추홀구에는 심각한 과밀학급이 많다.
ㅁㅎ초 특수학급 3학급 25명
ㅅㅇ초 특수학급 3학급 29명
ㄷㅎ초 특수학급 3학급 23명
ㅇㅎ초 특수학급 3학급 24명
ㅅㄱ초 특수학급 2학급 18명
ㅇㅇ초 특수학급 3학급 23명
ㅅㅇ초 특수학급 4학급 32명
ㅇㅎㄴ초 특수학급 2학급 20명
ㅅㅁ초 특수학급 2학급 17명
ㄱㅇ초 특수학급 1학급 9명
ㅇㄴ초 특수학급 1학급 8명
ㅎㄴ초 특수학급 1학급 11명
ㅈㅅ초 특수학급 2학급 13명
ㅎㅅ초 특수학급 1학급 8명
31개 학급이 과밀학급이다.
나 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또 다른 학교에서 과원 학급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특수학급 12명, 일반 학급 1명으로 총 13명이었다. 교감 선생님은 늘 나에게 교육청에서 월급 2배로 주냐며, 왜 두 학급을 혼자 운영하고 있냐고 안타까운 마음에 농담을 던지시곤 했다.
과원 학급을 운영하는 특수 교사는 학부모들께 늘 양해를 구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현장체험학습이 있는 날이면, 도착 전 늘 학부모들께 각각 학생의 당일 일과를 정리해서 도착 예정 시간과 함께 보내 주곤 하는데, 이것도 어려워진다. 과원이라도 그나마 교사가 둘이면,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교대로 학생을 보면서 문자를 보낼 여유가 잠시라도 생긴다. 하지만 한 학급에 과원이면, 버스 안에서 그럴 만한 여유는 생기지 않는다. 또 학교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하나하나 공유하기 힘들다. 사안이 중대한 일부터 부모와 상담하다 보면, 교사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일은 뒤로 밀린다. 뒤로 밀려난 문제라도 해당 학생의 학부모 입장에서는 큰 문제일 수 있기 때문에 오해가 쌓인다. 이렇듯 과원 학급은 자칫 작은 일에도 서로 예민해질 수 있다. 과원 학급 특수 교사의 일과는 살얼음판이다. 몸은 하나인데, 여러 장소, 여러 학생의 돌발 상황에 모두 균질하게 대처해야 한다.
시간표에 대한 배려, 학부모의 양해, 관리자 및 동료 교사들의 지지와 응원으로 나는 생존했다. 하지만 시간의 거리를 둔 지금 그때를 다시 되돌아보니 거기에 학생이 있었다. 바쁜 선생님, 학생 수가 고려되지 않은 6명 기준의 학급 예산 등 모든 피해는 학생의 몫으로 남았다. 특수 교사로서 늘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였지만, 과원 학급으로 인해 학생들이 누리지 못한 것은 ‘그 어떤 기회’들이다.
특수교육 상황은 늘 보편적이지 않다. 어떤 일이 생길지 예측할 수도 없다.
학교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없는 학부모는 아이의 달라진 표정, 태도 모든 것이 걱정일 테다. 특수교육대상 학생 지도 경험이 부족한 일반 학급 담임 교사는 특수 교사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교육청, 학교가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한다.
특히 교육청은 학교가 요청하지 않더라도, 과원 학급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서 학교에 제시하여 과원 학급으로 생기는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안전한 학교에서 모든 학생이 재미나게 배우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교육청이 학교보다 한발 앞에서 움직여야 한다.
교육청 그 누구라도, 원칙에 갇혀 ‘할 수 없다’는 소극적 태도가 아닌, ‘안 되는 게 어디 있어! 교육청이 규정을 바꿔서라도 한다!’라는 적극적인 행정을 했다면,
A 선생님도 겨울 방학을 보내며 새로 가게 될 학교에서 새로운 학생들과 행복한 새 학년을 준비하고 있지 않았을까?
겨울방학을 2개월 조금 더 남기고, 정기전보를 4개월 남긴 상황에서 선생님을 이런 선택으로 몰아간 것은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