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표를 보면 보이는 것이 있다
A 선생님이 주 29시간의 수업을 했다는 기사를 보고, 나는 실제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싶어 같은 학교 동료 교사에게 시간표를 볼 수 있는지 물었다. 시간표는 없었다. 아니, 시간표는 매주 달랐다. 이유는 각각의 학생이 소속된 통합학급의 시간표 운영에 맞춰 매주 변동되는 시간표를 작성하여 운영하였기 때문이다.
특수학급 운영에 있어 수업 시간의 운영은 1년살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어떤 학생과 어떤 학생은 함께 있을 때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그 반대일 경우도 있다.
학생들이 가진 서로 다른 교육적 요구를 그룹화해서 교육과정 운영을 원활히 해야 할 필요도 있다. 하여, 고려되어야 할 것이 많다.
특수학급이 한 학급일 경우, 저학년을 오전 시간에 배치해야 하므로, 고학년은 그 이후 시간으로 배치한다. 그러다 보면 점심시간이 걸린다. 전교생이 모두 4교시 이후에 점심을 먹는 경우는 무관하지만, 3교시 이후에 먹는 학년, 4교시 이후에 먹는 학년으로 나뉘어 있는 경우에는 특수 교사 본인의 점심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일도 생긴다.
이렇듯 특수학급 시간표 작성을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그런데, 각 통합학급의 시간표까지 반영하여 해당하는 과목 시간(개별화교육지원팀에서 정한 특수학급 수업 교과)에 특수학급에 오도록 한다면 앞서 말한 고려점들은 모두 배제된다.
모든 것을 반영한 시간표를 짜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특수학급 수업을 우선시할 경우에는 시간표를 고정하여 연간 운영하게 된다.
여기에는 특수 교사의 운영 편의도 살짝 끼어든다.
고정해서 운영하게 되면, 특수교육이 필요한 과목 시간에 통합학급에서 지원 없이 수업을 받아야 하는 일이 생긴다. 그러함에도 시간표 운영 시 고려해야 할 게 많은 상황에서 고정 시간표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학급이 과원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A 선생님이 변동 시간표를 운영하였다는 것은 그만큼 통합교육에 대한 의지가 강했음을 보여 준다. 고정 시간표를 운영해서 주 20시간으로 수업 시수를 맞춰 두고, 업무 시간을 확보할 수도 있었지만, 선생님은 교사의 업무상 편의보다는 학생들의 수업권을 지켜 주고 싶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