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연재 중
곤란한 나의 인생이여
01화
실행
신고
라이킷
31
댓글
4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도라
Sep 26. 2024
지구대 속으로
“여기 여자화장실 아닌가요.?”
사당동이었다.
놀이터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차에 화장실 볼 일이 생겼다.
마침 놀이터 입구 쪽에 지구대가 있었고, 지역 주민들에게 화장실을 개방해 준다는 친구의 말에 낮은 자세로 지구대에 입장했다.
“안녕하세요. 저 혹시 화장실 사용할 수 있을까요?”
지구대에서 가장 높아 보이는 분이 친절한 미소로 흔쾌히 반겨주었다. 손짓으로 안내한 곳을 향하니 허름한 화장실이 나온다.
‘참, 열악한 근무환경이군.’
여자화장실임을 확인하고,
“똑똑!”
인기척이 없다.
’벌컥!‘ 엥? 안에 강한 힘이 문을 급하게 잡는다. 찰나 내 눈앞에 나타났다 사라진 것은 경찰근무복을 입은 남자였다.
빛의 속도로 문을 닫는다!
"쾅"
“죄송합니다!” 연발하는 내 목소리 위로 “죄송합니다!!” 남자의 목소리가 겹친다.
“여자화장실인 줄 알았어요. 죄송합니다!”
근데, 여자화장실이 맞다.
그분의 사연은 이렇다. 지구대는 모두 남자뿐이라 급한 마음에 여유롭게 여자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서로가 봉변이니, 서로가 죄송한 상황이다.
“저 진짜 아무것도 못 봤어요! 죄송합니다! “ 도대체 나는 뭘 아무것도 못 봤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인지...
지구대 사무실로 돌아와 기다리니 다른 경찰관님께서 묻는다.
”여자화장실 비었는데요? 왜? “
”아뇨… 누가 있더라고요. 여기서 조금 기다릴게요.”
마주치기라도 하면 서로가 너무 민망할 터인데, 다행히 여자화장실 안의 경찰관님은 뒷문으로 슬쩍 사라져 주셨다.
몇 해전 <경찰, 관속으로>를 읽지 않았으면, 이 상황이 언짢았을지도 모르겠다.
참, 여러 고생을 다양하게 하시는 경찰관님들!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혹시 지구대 화장실을 쓰게 되면, 남녀 할 것 없이 “안에 누구 있나요?” 육성으로 묻자!
지구대에는 별별 사람들이 다 오고, 급하게 출동해야 할 일도 많으니 화장실 때문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을 터다.
아, 되도록 지하철 화장실을 이용하는 게 좋겠다!! 아주아주 위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keyword
경찰관
화장실
여자
Brunch Book
수요일
연재
연재
곤란한 나의 인생이여
01
지구대 속으로
02
축의금 환불 안내
03
사주 보는 여자
04
월담은 나의 힘_1
05
월담은 나의 힘_2
전체 목차 보기
도라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겪고 있는 40대 여자 사람
구독자
38
제안하기
구독
축의금 환불 안내
다음 02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