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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JOJO 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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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브로라 Aug 27. 2022

JOJO 17화

밤에는 조조 친구 앨리의 <별 빛 파티>에 초대받았다.


그곳에는 사랑을 잃은 사람과 사랑을 믿지 못하는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카페 주인장 앨리는 고양이가 없는 고양이 카페를 운영하는 할머니인데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앳된 얼굴에 소녀 같은 홍조를 띠고 있었다. 한 여자가 그녀의 나이를 물어보니, 부모가 준 이름과 나이는 이미 오래전에 잊어버렸다고 말했다.


앨리는 라오스의 전통의상을 입고 있었다. 라오스는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가장 살고 싶은 도시 1위에 선정된 도시라고 했다. 조조가 물었다.


“앨리, 라오스는 태국과 베트남, 미얀마 그리고 중국 사이에 있어서 바다가 없잖아. 바다도 없는 도시가 왜 가장 살고 싶은 도시 1위로 선정됐을까? “


“그곳은 별이 가득 찬 우주 한가운데 신비롭게 떠 있는 섬이야. 밤이면 하늘을 가득 매운 별들이 장대비처럼 쏟아지고 풀잎과 풀잎 사이로 별빛을 등에 진 반딧불이가 유유히 야간비행을 해.  그리고…


라오스가 아름다운 진짜 이유는 낮에도 별이 뜨기 때문이야.


마주치는 사람들의 눈마다 별이 떠 있어. 거리를 걷거나 카페에 들어설 때도 그 별들이 반짝이며 나를 바라봐. 그건 내가 할머니 여서도 아니고 여자 여서도 아니고 이방인이어서도 아니야. 그냥 그곳은 날 때부터 ‘바라보는 게 미덕’인 나라이기 때문이야.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않아도 자연과 어우러져 살면서 미소를 잃지 않는 거지.


라오스 인들의 미소는 세상에 대한 자비심에서 비롯된 사랑이야. 그래서 그 미소를 마주하면 누구라도 자연스럽게 웃게 돼. 그들은 웃는다는 행위를 하는 게 아니라 세상을 밝히는 빛 자체가 돼버린 거야.”


눈을 감아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별처럼 반짝이는 눈을 감고 앨리의 얘기를 듣다 보니 멀리 메콩 강으로부터 한 줄기 바람이 불어오고 가슴으로부터 시작된 사랑은 내 입가에 꽃잎으로 피어났다.


앨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뜨자..

조조의 반짝이는 별 두 개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조심스럽게 조조의 눈을 올려다봤다.


아무 말 없이 누군가의 눈을 10초 이상 바라본 기억이 내게 있었던가. 처음에는 그녀의 눈, 정확하게 어디를 봐야 하는 것인지도 제대로 알 수 없었고, 무엇보다 이런저런 생각이 개입될수록 떨리는 동공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사람의 눈을 보는데 특별한 방법이 필요한 건 아니었다.


조조는 흔들림 없는 온화한 눈빛으로 내게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눈빛만으로 사람의 마음이 전달될 수 있었구나.. 나는 그녀가 발하는 안전한 에너지에 점차 긴장이 사라졌고.. 가벼운 포옹을 하듯 스며 들어갔다. 조조의 눈빛 속에는 인격이 없었다. 그것은 평화였고 사랑 그 자체였다.


잠시 후 조조는 부드럽게 나의 영혼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내 안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녀가 리드해 주는 몸짓을 따라 부드럽게 공기를 어루만지자 어느새 주변의 에너지가 사랑으로 채워졌다. 내 몸은 비로소 고치를 벗은 나비가 되어 아름답게 너울거리고 있었다.


자유, 자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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