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확위 Nov 21. 2022

간단한 들깨칼국수

육수에 들깻가루 넣어 간단히 완성

올여름에 언니가 내가 있는 나라에 왔다. 언니가 오면서 들깨가루를 챙겨다 주었다. 이곳의 아시아 마켓에서는 구할 수 없던 재료였다. 해 먹고 싶었던 감자탕을 해 먹고 나니, 들깨가루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싶었다. 그러다 생각난 것이 들깨칼국수였다.

들깨칼국수를 처음 먹었던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학교 바로 근처에 들깨칼국수집이 있었는데, 단체로 모임이 있을 때는 그곳을 종종 찾았던 것 같다. 그전까지 해물칼국수에 익숙했던 내겐 처음 들깨칼국수를 보고는 건더기가 너무 없어서 이게 뭔가-싶었다. 하지만 맛을 보고는 들깨의 진득한 국물에 빠져들었었다. 그 후에는 들깨 칼국수를 많이 맛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 들깨칼국수가 남은 들깨를 보곤 바로 생각났던 것 보면 어린 시절 기억들이 정말 오래가긴 하나보다 싶었다.


복잡하게 만들어 먹을 생각은 없었다. 간단하게 육수를 만들고 들깨를 푸는 게 다였다. 육수는 언제나처럼 멸치, 다시마로 육수를 내었다. 육수가 다 우러나면 체에 걸러 맑은 국물만 남겨둔다. 그런 후, 칼국수 면을 바로 넣어버렸다. 맑은 칼국수를 먹으려면 먼저 다른 냄비에 국수를 끓여서 면만 육수에 넣는 방법도 있겠지만, 들깨칼국수를 할 거라 면을 바로 넣어버렸다. 진득하고 걸쭉한 국물을 원하기 때문이었다. 칼국수 면을 넣고 끓이면서 냉장고에 있는 채소들을 잘라 넣는다. 당근, 호박, 양파. 이 세 가지 정도면 칼국수 건더기로 충분하다. 그런 후, 들깨를 크게 두 스푼 넣어주었다. 국물이 크리미 하게 변한다. 국수가 익어갈 때 국간장과 멸치액젓을 넣어 간을 해준다. (간장을 너무 넣어 국물 색이 지나치게 검어지지 않도록) 부족한 간은 소금 간을 한다. (거의) 들깨만 넣은 간단한 들깨칼국수 완성이다. 맛을 본다. 고등학생 시절 맛보았던 들깨칼국수 맛집의 맛에는 당연히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간단히 만든 것 치고는 훌륭한 한 끼였다. 들깨의 고소함 가득하고, 멸치 다시마 육수와 액젓도 들어가서 감칠맛도 충분했다. 들깨가루가 남는다면, 간단하게 들깨칼국수 한 그릇을 추천드린다.  

이전 05화 남은 재료도 맛있게, 잡탕밥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