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울은 롤러코스터와 같다.

내려가는 순간이 있다면 올라가는 순간도 있다.

by 이확위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에 대해 조금은 편하게 말하기 위해, 현대인에게 있어 감기와 같다고들 한다. 이게 어찌 보면, 우울증을 가지게 된 사람들에게 조금 더 편히 다가갈 수 있게 해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아픔을 너무 쉬운 것처럼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는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을 그저 정신력이 나약한 사람으로 치부하게 만들기도 한다.


감기라면 계절이 변함에 따라 언제라던지 쉽게 걸리곤 한다. 그럴 때마다 병원을 찾아가고, 다시 낫는 과정을 우리 생에서 꽤 많이 반복해왔다. 나는 우울증이 언제 곤 찾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감기와 같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우울증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완치"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친한 동생이 있다. 언젠가부터 병원에 다니며 상담을 받고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했다. 대체 언제쯤이면 약을 끊을 수 있냐며, 먹고 끊고를 반복하는데에서 지친다고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약을 끊었던 순간들도 있었다. 병원도 몇 달에 한 번 정도로 줄기도 했었고, 아예 안 갔던 순간도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돌아왔다. 괜찮았던 순간이 존재했던 만큼 다시 재발했을 때의 기분은 더욱 안 좋다. 스스로가 실패자처럼 느껴지고 나는 절대 나아질 수 없는 존재처럼 느껴진다. 이런 과정이 나와 같은 아픔은 가진 사람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좋은 순간에도, 이게 언제까지 갈까- 다시 안 좋아지는 순간이 곧 오는 것은 아닐까. 내 인생은 절대 온전히 좋아질 수만은 없을 거라는 불안감 말이다.


나는 딱히 조증 같은 것은 없지만 (진단받은 적이 없으므로), 한 없이 에너지가 넘치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는 새벽 일찍 일어나서, 자는 것이 아까울 만큼 모든 것에 열정적이고 일에서도 연구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샘솟는다. 그러다 어느 순간엔 우울에 빠져 침대에서 빠져나올 수 조차 없다. 나는 현재 해외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휴가나 쉬는 날이 자유롭다. 일 년에 44일 가까이 쉴 수 있다. 덕분에 나는 힘든 순간이 다가가 밖으로 나가지 못할 때 잠시 누워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생활들이 반복되면서, 스스로 조금씩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나의 일상, 나의 상태는 롤러코스터와 같다고. 올라가는 순간이 있으면 내려가는 순간이 있다고. 내려가는 순간 때문에 스스로의 인생을 실패라고 생각할게 아니라, 곧 다시 올라갈 순간이 있으니 결국은 아무 문제없는 거라고. 감기도 아플 때마다 병원을 찾아가 약을 먹는 것처럼, 나의 우울증도 안 좋아지면 병원에 찾아가서 약을 먹으면 된다고. 평생 먹는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그저 내가 안 좋아지는 순간 다시 나아지기 위해 먹는 거라고-생각을 바꿨다.


예전에 테드 강의를 하나 봤다. 누구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고 했다. 삶이 바뀌면 거기서 다시 생각이 바뀌고, 사이클이 계속 돌고 도는 거다. 우울증이 다시 찾아온다고 해서 나는 절대 나아지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말자. 나빠지는 순간이 있던 만큼 다시 나아지는 순간이 다가오고, 그저 인생을 이 모든 일들의 과정으로 생각하자. 나의 기분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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