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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formoflove Nov 04. 2024

애원하는 사랑

왜 그리 사랑을 애원했는지 모르겠다. 그땐 너와의 관계가 전부였고, 그게 끝인 줄 알았다. 처음 너를 만났을 때, 모든 게 새로웠고 그만큼 절박했다. 사랑이 시작되자마자 너는 내 세계의 중심이 되었고, 난 그게 영원할 줄 알았다.


처음 네가 나를 떠났을 때,

내 세상은 무너졌다. 네가 등을 돌리던 그 순간, 내가 딛고 서 있던 땅이 사라져 한없이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눈앞이 캄캄하고, 모든 소리가 멀어졌다.


그때 너는 내게 종교 같았다. 너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믿었으니, 너의 부재는 마치 신이 나를 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저 네가 돌아오길 바랐다. 그래서 끝없이 애원했다. 잡으면 다시 돌아올 거라고, 내가 조금 더 노력하면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다. 어느 비 오는 날, 우리는 카페에서 마주 앉아 있었다. 커피잔 사이로 너의 눈빛이 차갑게 느껴졌다. 나는 다급하게 물었다.


”정말 끝이야? 한 번만 더 생각해 줄 수 없겠어? “


너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우린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어. 네가 나를 이렇게 붙잡을수록 더 멀어지는 것 같아. “


그 순간에도 나는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널 잃는 게 두려웠다. 그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았지만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커피잔을 쥐고 있는 손이 떨렸다. 네 목소리는 여전히 평온했지만, 나는 가슴이 조여 오는 느낌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말을 곱씹어 보게 됐다. 그때 나는 너무 어렸다. 너는 많은 걸 알려줬지만, 나는 그것을 배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저 너를 붙잡으려 애썼고, 끝까지 놓치지 않으려고만 했다. 너는 나를 벗어나고 싶어 했지만, 나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억지로 너를 붙들고 있었다.


네가 떠난 후, 공허함이 가슴을 채웠다. 네가 없는 하루하루는 마치 공기 빠진 풍선 같았다. 모든 게 무기력했고, 네가 남긴 자리는 쉽게 채워지지 않았다. 그때의 나는 그렇게 방황했고, 네가 가르쳐 준 걸 뒤늦게 깨달아갔다. 네가 떠난 건 결국 나를 위한 선택이었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 후로 오랜 시간이 지나고, 문득 그때의 네가 떠오를 때가 있다. 그때 내가 너무 애원했던 모습이 떠오르면, 조금은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든다. 네가 떠나지 않았다면 나는 같은 자리에서 끝없이 맴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은 미움보다는 고마움이 든다.


잘 지내고 있길 바란다. 네가 남긴 흔적은 시간이 지나면서 흐려졌고, 이제는 그때의 기억도 서서히 잦아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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