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고는 줄고 몸무게는 늘고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쉬기 시작한 지 3주가 넘어서야 쉬는 게 익숙해지고 있다. 나름 루틴이 생겼고, 매일이 주말 같다.
증상들은 나아지고 있다.
약이 제 일을 하고 있나 보다.
그런데 벌써 조금씩 불안해진다.
고작 한 달도 안 쉬었는데
전 보다 바빠져서 더 심히 일하고 있는 동료들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이상해진다.
줄어드는 통장 잔액과,
늘어나는 몸무게와
이것에 익숙해져서 다시 일할 수 있을까,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혹은 다른 곳으로 가야 할까? 이런 생각들..
전보다 작아진 것 같은 느낌..
오늘도 나를 위해,
'언제 또 있을지 모르는 이 긴 휴식을 잘 보내야지' 라고
마음을 다잡는다.
우리는 바다 위에 배다.
배의 크기도 다르고 파고의 정도도 다르다.
허양의 남편은 믿는다.
허양은 잠시 파고가 높고 풍랑이 치는 바다를 지날 뿐.
이 파고는 잦아들고 바다는 다시 조용해 질 것이다.
그때까지 배가 뒤집어지지만 않도록
같이 노력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