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드디어!도서관에 근로장학생이 들어왔다. 바쁘게 일하다 보니 어느새 6월 중순이 된 것이다. 줄어들 걸 감안해서 3명을 신청했더니 다행히 2명이 배정되었다. 명단을 살펴보니 2~3학년 학생들이라 조금 안심이었다.
사람을 들이는 일이다 보니 사전 준비할 게 많아 오히려 바빠졌다. 학생들과 함께 있는 초등학교라 범죄경력조회도 해야 했고, 도서관 근무 교육 자료도 따로 만들었다. 정신없었지만 설레는 마음이 더 컸다. 이제는 정말 마음 놓고 일을 맡길 인력이 오는 거니까.
근로장학생으로 온 학생들은 비슷한 나이였고 모두 도서관 경험은 없다고 했다. 그래도 그들에게는 정말 기본적인 일들을 요청할 생각이라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다들 아르바이트 경험은 있다고 해서 더 마음을 놨던 것도 있었다.
첫날, 안전 교육과 도서관 근무 교육을 마치고 대출반납 데스크에 둘을 앉혔다. 그러고 나니 정말 마음이 편했다. 누가 갑자기 들어와도 급하게 뛰어갈 필요가 없었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인 것이다.
어차피 장서점검과 폐기를 하면 정말 정말 힘들 것이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일을 몰아서 주지 않았다. 도서 정배열 확인 작업도 적당한 구간을 정해서 조금씩 나눠서 시켰고, 스티커 작업도 마찬가지였다. 남는 시간에는 개인적인 일을 해도 관여하지 않았다. 나도 봉사와 도서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최대한 좋은 방식을 찾으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게 독이 될 줄은 몰랐다.
3일 차에 근로 A가 데스크에서 엎드려 잠자는 걸 목격했다. 잠시 설명을 하자면 데스크는 도서관 입구 바로 앞에 있다. 굳이 도서관에 들어오지 않아도, 얼마든지 지나가다가 발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내가 잠시 다른 곳에서 업무를 보고 왔더니 그러고 있는데, 정말이지 황당했다.
똑똑똑-
데스크를 두드려 깨웠다.
"데스크에서 자는 건 안 돼요. 지나가다가 누가 볼 수도 있어요."
그제야 민망한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이니까, 만약 졸고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황당하진 않았을 것 같다. 이건 누가 봐도 대놓고 자려고 마음을 먹은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더 화가 났다. 그래서 그 후로는 조금 더 선을 지키고 대하려 노력했다.
이들을 데리고 해야 하는 장서점검과 폐기가 조금 불안해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불길한 예감은 역시나 현실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