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1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고객의 불만, 그리고 원칙을 지키는 것

직원을 지키는 일,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일

얼마 전, 나는 직원들에게 고객 컴플레인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극심하게 들어오면서 담당자와 상급자들이 심적으로 지쳐가고 있었다. 특히 강성 컴플레인이 발생하면 직원들의 업무 사기가 급격히 저하되는 경향이 있다. 내가 들어봐도 심각한 상황이었다.


우리는 부동산을 팔고자 하는 고객과 중개사무소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집을 팔고 싶은 고객이 ‘집 팔고’에 매물을 등록하면, 여러 부동산에 동시에 제공되어 다양한 중개사가 매수자를 찾아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매도인에게 편리한 구조 덕분에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번 컴플레인은 특정 부동산 회원사가 자신이 먼저 확보한 매물을 우리 플랫폼이 다른 회원사에도 제공했다는 점에 대한 불만이었다.


이 회원사는 자신이 먼저 확보한 매물이라면 ‘집 팔고’가 이를 공유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의 원칙은 명확하다. 모든 권한은 매도인에게 있으며, 매도인이 승인을 하면 해당 매물은 여러 부동산에 제공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중개사는 자신이 먼저 접수한 매물이라 하여 마치 독점적인 권리를 가진 것처럼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우리의 운영 원칙과는 맞지 않는 해석이다.


우리의 목표는 매도인이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매매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반대로 중개사들은 ‘집 팔고’를 통해 다양한 매물을 확보하고, 매출을 극대화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그러나 일부 중개사들은 “내가 확보한 매물은 내 것이고, 남의 매물도 내 것이 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매물잠식 현상을 유발하며, 오히려 매도인에게 피해를 주는 결과를 낳는다.


부동산 한 곳이 매물을 독점하면, 해당 부동산이 고객에게 집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는 제한적이다. 따라서 매도인이 많은 중개사를 통해 다양한 기회를 얻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부동산 거래는 결국 확률의 게임이다. 한 곳의 운보다는 여러 곳에서 기회를 찾는 것이 매도인에게 훨씬 유익하다. 그런데도 일부 중개사들은 이러한 이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손해만을 주장하며 컴플레인을 제기한다.


직원들이 여러 차례 설명하고 설득하려 했지만, 상대는 오로지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만을 되풀이했다. 부동산 입장에서는 독점적으로 매물을 다루고 싶어 하는 마음이 이해는 되지만, 결국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매도인의 이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울하다는 주장만 반복되는 상황이었기에, 나는 직접 방문하여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깨달은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철저히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한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가며, 상대가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기주장만을 내세우는 대립적인 관계가 쉽게 발생한다. 상대방의 이기적인 생각을 인정하는 것이 곧 나의 입장을 포기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방문에서는 상대가 나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나는 대표로서 회사의 운영 원칙을 고려했을 때, 이 요구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우리의 직원들은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했고, 그들의 노력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 마땅했다. 결국, 나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한 결과를 부정할 수 없다고 전하며 자리를 떴다.


이런 대립적인 관계 속에서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남는다. 이번에는 직원들의 노고를 인정하고 보호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지만, 앞으로는 보다 나은 대안을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행복과 고통의 법칙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