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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류지 Jun 21. 2024

나의 코코 오버나이트 오트밀

마음에 사랑이 생겼다. 

    나에게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단연코 코코넛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첫 글은 나의 사랑, 나에게 크나 큰 행복을 가져다주는 코코넛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사실, 코코넛이라는 과일을 생으로 자주 먹지는 않는다. 마트에 가면 생 코코넛을 발견할 때가 종종 있지만, 사본 적이 없다. 대신, 나는 코코넛 100프로의 코코넛 크림을 매일! 먹는다. 떨어지기 전에 항상 구비해 두는 편이다. 이 코코넛 크림을 다양한 방법으로 먹는데, 그것만 써도 책 하나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여기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식사인 나의 아침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벌써 무척 설레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이 많아진다. 코코넛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미소가 지어진다니, 나도 참 못 말린다. 



나의 쑥! 코코 오나오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나의 코코넛 오버나이트 오트밀. 줄여서 흔히 말하는 오나오로 아침을 열었다. 매일 저녁밥을 차리기 전에, 오트밀 한 스푼과 치아씨드, 햄프시드 각각 반 스푼을 묽은 코코넛 크림에 재워 냉장고 제일 윗 칸에 소중히 둔다. 어제 저녁에는 여기에 쑥가루까지 더해서 이름하여 "쑥 코코 오나오"였다. 쑥 맛과 코코넛의 고소함이 무척이나 잘 어울려서 종종 해 먹는다. 거기에 며칠 전에 만든 땅콩 초코 크림 한 스푼, 내가 만든 초코 그래놀라, 그리고 냉동 딸기까지 얹어 먹으니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아침부터 디저트를 먹는 것 같은 기분. 아주 짜릿하다. 아, 물론 설탕 한 스푼 안 들어갔지만 말이다.

    내가 혼자 무언가를 먹으면서 "진짜 맛있네!"라고 소리를 내어 말하는 것은 꽤나 드문 일인데, 오늘 아침은 그 드문 날 중에 하나였다. 게다가 오늘은 "진짜 행복 그 자체네.."라고 말했다. 믿기 어렵겠지만 진짜다. 나 조차도 몇 시간 전에 내가 혼자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사실, 땅콩 초코 크림도 그래놀라도 최근에 처음 만들어본 것이고 냉동 딸기를 사본 것도 처음이라 오늘 아침은 꽤나 계획적으로 준비된 것이었다. 역시, 밥상은 시간과 노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중 하나다. 참 솔직하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나의 아침들


    평소에는 쑥 가루 대신, 시나몬 가루나 볶은 콩가루를 넣기도 하고 팥가루를 넣기도 한다. 그러면 정말 고~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망고나 키위 그리고 비트 등등 토핑에 다양한 변화를 주기도 하지만,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빠지지 않는 과일 두 가지가 있다. 바로, 사과 '얼린' 바나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얼린' 바나나여야 한다. 물론 바나나를 생으로 먹어도 맛있지만, 냉동실에 한번 들어갔다가 나와 녹으면서 정말 부드러워지는 이 얼린 바나나의 매력에 빠지면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코코넛 크림 위에 얼린 바나나 한 조각, 작게 썬 사과 몇 조각 그리고 나의 중요한 에너지 원인 땅콩버터를 올려 한입에 "냠" 하고 먹으면 저절로 눈이 스르르 감기고 이 좋은 맛을 더 진지한 자세로 음미하게 된다. 그렇게 매일 아침, 코코넛의 마법은 나를 행복으로 채운다.



약 4년 전, 나의 첫 코코 오나오(좌) 그리고 기숙사에서도 부지런히 잘 해 먹은 코코 오나오(우)

    이렇게 코코넛 아침을 맞이한 지 어느덧 햇수로 4년째이다. 무릎 높이의 아주 작은 냉장고만 있었던 기숙사에서 살 때에도 부지런히 그리고 고집스럽게 나의 코코 오나오를 해 먹었다. 처음 맛보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맛이 없었던 적이 없는 코코 오나오이다. 

    요즘 들어 아침을 먹을 때 새로운 생각 하나가 든다. 혹여 가깝든 멀든 미래에 나의 짝꿍이 생겨 매일의 아침을 함께하게 된다면, 오늘의 아침을 그대로 만들어 이 행복을 함께 누리고 싶다는 생각. 그렇다. 요즘은 이 고소하고 맛있는 코코 오나오를 혼자 먹을 때면, 마음속에 사랑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지난 몇 년간 내 마음속에 없었던 것.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나의 코코 오나오를 해주고프다. 물론, 그 사람이 코코넛을 싫어한다면 아쉽지만 말이다. 이상형을 코코넛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해야 하나? :)


맛있는 음식이 내 마음속에 사랑을 심어주기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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