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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구강산(九江山)
보랏빛 석산(石山)
산도화
두어 송이
송이 버는데
봄눈 녹아 흐르는
옥 같은
물에
사슴은
암사슴
발을 씻는다.
이 詩는 1946년 청록집에 수록된 박목월 선생의 작품이다.
봄날
가장 어울리는 詩.
가만히 눈을 감고 천천히 암송해야 한다.
청록파 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림 같기 때문이다.
마음을 비우고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며 감상하면 더 없이 좋다.
천상의 유토피아 같은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아홉 물줄기 구강산은 암석이 많은 돌산인데
그 빛깔은 보라색이란다.
세상에...
돌산의 빛깔이 보라색이라니
가히 목월다운 감각이다.
산복숭아 꽃이 두엄두엄 피어있는데
두어 송이만 제대로 벌어져 있다.
(난 그리 해석하고 받아들였다.)
한겨울 고난에서 벗어난 사슴이 봄볕으로 나와
눈이 녹아 흐르는 맑디맑은 물을
마시기도하고
발을 씻기도 한다.
사슴이 얻은 안도와 평화가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냥 글로 써진 그림이다.
그냥 눈감고 그림 한편 감상하자.
목월의 詩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