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가렴주구苛斂誅求를 일삼는
한 분이 계십니다.
들어 올 때, 나갈 때, 밥 먹으러 갈 때,
심지어 밥을 다 먹은 뒤에도
세금을 거두어 가십니다.
조금이라도 납부가 늦어지면
독촉이 장난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약간의 조세 저항도 해봤지만
지금은 그마저 포기했습니다.
매번 그렇게 악착같이 뜯어가면서도
별로 고마워하는 것 같지도 않아요.
당연하다는 듯 받아 가시고
명분만 생기면 또 시작이십니다.
뭔가를 몰래 도모하기라도 하면
불현 듯 나타나 다시 성화를 부립니다.
얼마나 눈치가 빠르신지 몰라요.
납부하는 세금이 아깝지는 않지만
혹시 탈이 날까 봐
다른 식구들은 항상 걱정을 합니다.
그 분은 이제
여덟 살이 되신 푸들, “갈비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