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솔직히 내 의지가 아니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은 일찍이 소년 시절부터 품어왔지만, 삶에 쫓기고 세파에 휩쓸려 다니느라 실천해 옮기지 못했다. 이제 막상 회사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한번 시도해 볼까 하니, 마음은 태산이나 옮길 힘도 능력도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글은 아무나 쓰나.
그래서 ‘우선 훈련이라도 하자’하는 심정으로 시작한 게 고작인데.
독재자가 등장했다. 딸이다.
이것저것 간섭을 해대더니 막 밀고 들어 온다. 요즘 세상에서는 이렇게 해야 한단다. 블로그도 만들고 브런치도 해야 한단다.
매주 화요일마다 뭔가를 써 올려야 된다는데 이거 부담이다.
엄청 징징거리기는 했지만 내심 흥분도 된다. 세상을 살면서 터득한 게 있다. 뭐든 부담을 가지지 않으면 안 한다는 것. 훈련의 누적 없이는 늘지 않는다는 것.
부담 해결, 훈련 누적. 나, 이런 거 잘 한다. 아니 나뿐 아니라 세상을 60년쯤 산 사람은 누구나 잘 한다. 매일매일 숙제하듯 글을 쓰다 보면 언젠가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겠지.
물론 글을 잘 써서 뭐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다. 다만 가슴 속 태산을 다 끄집어낼 수 있다면 대만족이다. 욕심이 없으면 실망도 없는 법이다. 그래도 독자가 한 명은 있으니까.
사실 독재자와 난 같은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