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비 옷깃 적시는
어느 날 오후
한 사십 년만인가
사는 게 헐거워져
먼 길 돌아
이제야 왔다.
학사주점 석사주점 박사주점
나란히 서 있던 백화점 뒷골목
회빛 기억 속
깊게 은닉한 꽃 같은 비밀.
삼천 원에 저당 잡은
시티즌 손목시계
곡주사 할매네 집은
어디에 숨었나.
레지 누나 낭랑한 콧소리
흑맥 다방, 청파 다방
어디로 갔을까.
까칠한 바람만
헤매 부는
그 거리 동성로.
글을 쓴다는 것은 내면을 보이는 것, 사실 부끄럽습니다. 가지고 있는 게 적습니다. 만약, 어쩌다 한 분이라도 봐 주고 격려해 주시면 좀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