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관대와 이성적(합리적) 선택

개발협력과 지역조사(18)

by Sue M K Jeong

‘사실(상황)’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은 상호적 관계의 이해에서 시작한다.


지역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편견을 갖지 않고 넓은 마음으로 수용할 수 있는 기본적 소양이 필요하지만, 관대/관용과 이성적(합리적) 선택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구분해야 하나? 먼저 생각해 볼 것이 1) 입장 바꾸어 생각해 보기 2) 감정적 선택과 이성적 선택의 차이에 대한 분석이다. 우리가 흔히 잘 쓰는 말이 ‘입장 바꿔 생각해 봐라’이다. 그런데 실제로 ‘입장 바꿔 생각하기’ 잘 안 된다. 어쩌면 입장을 바꾸는 방법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고 해야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인간이 모든 관계에서 '입장 바꿔보기'를 할 수 있으려면 어려서부터 논리적 사고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가정과 학교교육은 논리적 교육이 기초된 구조가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입장만 강조하는데, 심지어 부모와 자식 간에도 서로의 입장만 앞세워 현명하지 못한 판단을 하는 경우가 우리 사회에서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입장 바꿔보기’을 태생적으로 안되는가? 그렇지 않다. 심리학자 프로이트의 주장을 빌자면, "인간의 자기 방어기제 11개 중에 투사, 동일시, 전이”등이 있다. 즉 나의 감정적 문제를 숨기는 방식으로 타인에게 전가하는 형태이다.


프로이트의 주장대로 누구나 다 동일한 본능이 있다면, 내 자기 방어기제나 다른 사람의 방어기제는 동일하다. 그러므로 나의 문제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고 싶다면, 다른 사람도 자신의 문제를 나에게 전가시키고 싶지 않을까? 내가 문제의 원인이 아니고 내 문제의 원인이 타인이라고 문제를 던져 버리고 싶은 심정은 타인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내 문제를 직시하는 훈련이 되면 타인의 문제를 볼 수 있는 시각이 형성되고, 그렇게 입장을 바꿔 볼 수 있지 않을까(조금 역설적인 것 같지만 한번 시도해 보면 알게 된다). 어쨌든 개발협력에서 왜 ‘입장 바꿔보기’를 하란 말인가? 그것은 이성적 판단에 조금 더 가까이 가고자 하는 나의 현장 경험에서 빌려 온 노하우라고 할까.


keyword
이전 16화변화의 주체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