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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늘 그 어려운 걸 해낸다

: 강원국

by 윌버와 샬롯

요즘 한겨레 신문에 연재 중인 <강원국의 글쓰기에 관한 글쓰기> 칼럼을 재미있게 읽고 있다.


예전 이분의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도 읽었는데 여러 주옥같은 글이 많았겠지만 유일하게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하나가 있다. 청와대 연설 비서관 시절 열혈 대통령 때문에 5분 대기조처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어 화장실에서조차도 편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는 내용이다. 결국 변비로 고생했다는 이야기인데 웃겼지만 한편으론 치열한 글쓰기 현장을 목도한 듯했다.



책도 그렇고 최근까지 TV 방송에서도 이 분을 종종 볼 수 있었지만 한겨레 칼럼을 통해 강원국이라는 사람의 캐릭터를 더욱 뚜렷하게 알 수 있었다.


짧고 간결한 문장, 그러나 글의 핵심과 의도가 명확해 독자가 읽기 편한 글을 쓴다. 거기에 은근슬쩍, 아니 대놓고 자기 자랑도 늘어놓는데 밉지가 않다. 어느 날 칼럼에서는 그 어려운 걸 본인은 매일 해낸다고 능청스럽게 써놨다. 역시나, 못 말려. 피식 웃게 된다.


한 번에 하나씩만 하는 것이다.

문단을 쓰는 것과 문단을 연결하는 것을 분리한다.

문단을 쓸 때는 전체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

홀로 서는 짧은 글 하나 쓰는 데에만 전심전력한다.

이후 써넣은 문단을 조립하는 것으로 문맥을 완성한다.



짧은 글 하나에 집중하라는 말이 눈에 띈다. 을 쓸 때 첫 문장부터 막막할 때가 있다. 그러다 맘에 드는 한 줄을 쓰고 나면 그다음은 일사천리일 때가 있다. 글의 전체를 고민하며 쓰기를 주저하기보다 우선은 어떤 플랫폼에서든 글쓰기 버튼을 누르는 게 우선이다. 그 행위야말로 글쓰기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두려운 일이지만 결코 끊을 수 없는 글쓰기. 그 어려운 걸 하루하루 나도 이어 나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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