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아침 콩코드역에서 내려 조금 걸으면 나오는 오랑주리 오랑주리 오픈시각이 09:00 공원 산책도 할 겸 일찍나왔건만 역에 내리자마자 빗방울이 뚝뚝뚝뚝 떨어진다...ㅠㅠ 내마음도...ㅠㅠ
우산을 쓰고 근처를 산책해보지만 사실....비가오는데 보이는것도 없고... 사진찍어볼까 하는데 사진은 저렇고... 근처에 스벅이 있으면 들어갈까 하는데 스벅이 애매하게 멀었다. ㅠ
또 안젤리나도 갔다오면 아홉시될거 같고... (사실 안젤리나에 갔어야했다...가서 차한잔 몽블랑한점 하고 왔음 딱인데)
근처 어슬렁대다 8시 40분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 사람들 참 대단한 것이, 30분전에 오셔서 대기중인 분들도 있었다는.... 무튼, 난 세번째 순서로 기다렸다. 우산 혹은 우비를 쓰고 뒤에 대기중인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아홉시 땡? 하면 열줄 알았지? ㅋㅋㅋ (느려터진 프랑스 공뭔들 같으니라고...비도 오는데 진짜 한국같음 !@#$%%^이런 소리 날아든다..)
무튼, 5-10분정도 더 기다린 후에 사람들이 입장을 시작했다.
나는 오디오가이드를 박물관마다 가능하면 꼭 지참한다. 물론 돈이 더 든다. 5유로정도? 하지만 영국도 아니고, 설명이 온통 프랑스말로 옆에 붙어있어서 오디오가이드는 꼭 필요하다. 물론, 박물관에 따라 방별로 언어별 설명지(보통 방 입구 옆쪽에 비치)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언제 그거 꺼내들고 작품마다 가서 읽겠나.
오디오가이드. 모든 작품마다 다 있는건 아니지만 유용하다. 오랑주리뮤지엄은 지상층에는 오벌형의 2실이 있고 여기에 우리가 잘 알고있는 모네의 수련연작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지하층에 서점,식당,기타작품실이 있다. 작품 수는 지하쪽이 많고 내가 갔을 때는 르누아르 등 다른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이 잔뜩 전시되어 있었다.
오랑주리에 사람들이 오는 이유는 대부분 저 모네의 수련연작 떄문이다.
모네는 지베르니의 집에 머물며 연못의 사계절, 하루의 모든 시간을 관찰했다. 그래서 아침, 점심, 오후, 노을, 그리고 깊은 밤의 풍경까지도 봄여름가을겨울의 그모든 모습을 담으려 했던것 같다. 그리고, 참 신기하게도 그런 모든것들이 보이고, 느껴진다.
들어온 사람들은 가운데 비치된 의자에 앉아서 그림의 느낌을 오랫동안, 묵묵히 감상한다.
미술관에 가서 놀란것 중 하나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보던 그 작품이 아니네....라는 것.
일단 색감부터가 좀, 많이 다르다. 내가 미알못에 색깔이고 뭐고 그리 예민한 감각의 소유자가 아닌데도 보자마자 알겠는 사진과 실물과의 차이.
그리고 아마도 그건 큐레이터들의 재능 덕택일지도. 현장에서는 그 한작품 한작품이 갖는 의미와 작품표현이 극대화되도록 전시를 하기 때문에 기타 조명이나, 위치선정, 인테리어 등에 따라서 사진속 작품과 우리가 실제 만나는 그 작품의 모습은 다소 다른것인지 모른다.
내가 기대하고 알고있던 그 수련보다는 실제 보는 수련의 모습이 훨씬더 신비스럽고, 아름다웠다. 마치 내가 모네가 있던 그 시기 그 자리로 돌아가 함께 연못을 보는 그런 느낌?
사람들도 오래도록 오벌룸에 앉아 떠날줄 몰랐다.
지하층에 내려가보니 더 많은 작품들이 있었다. 세잔, 모네의 또다른 수련작품, 그리고 수동포샵의 대가(내가 붙였다...) 르누아르 아저씨의 그림들까지.
세잔의 그림. 아저씨의 표정이 왠지 험살? 고집스레 보이는건 착각인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딸래미의 그림. by 르누아르.
몽마르뜨의 풍차를 그린 고흐의 작품. 좀 덜 아플때였나보다.
모네의 또다른 수련.
아름다운 여인의 누드화. 예전엔 야동이 없어 고상한 양반들에겐 요런, 누드화가 야동의 역할을 하신다고. by 르누아르.
자신의 아이가 밥을 먹는 모습을 담은 그림. by 르누아르
사진기가 없던 시절.... 사람들은 무엇으로 자신을 남길수 있었을까?
여인이나 아이의 모습을 가장 사랑스레 남긴 화가를 꼽으라면 단연 르누아르다. 흰 피부, 불그레한 볼, 그리고 유려하고 여리여리하게 느껴지는 눈코입. 물론, 통통한 살을 잘 표현하는 편이라 현대여성은 별로 취향이 아닐수도 있겠으나, 당대의 미의 기준을 본다면, 사진기사보다 낫다(?)고 평할수 있다 생각한다.
오랑주리를 돌고 나니 배가 너무 고파졌다. 기준층과 지하층 사이에 서점과 카페가 있는데 거기에 초밥과 도시락을 팔기에 음료랑 도시락을 냉큼, 사서는 우걱우걱 먹었다............ 사람 엄청 오가는데 나처럼 많이 먹는애가 없었다. ㅠㅠ 그래도 배고픈걸 어떡해...
1시간 반정도 만에 오랑주리를 나왔다. 여전히 비가 오락가락 하는 바깥. 하지만 오후에 또 갤러리 투어가 예약되어있었다. 이번엔 현대미술관인 퐁피두 투어.
잠시 숙소에 들러 아픈 발을 주무른 다음....비를 뚫고 퐁피두로 향했다.
숙소에서 퐁피두까지는 걸어서 5-10분 거리다.
입구에서 갤러리 투어 가이드님을 만나 입장. 우리투어는 4명 정원에 3명이. 2분은 부부셨다. 미술에 조예가 깊으신 것 같은...두분과 달리 나는 미알못. 현대미술은 더욱더 모른다.
너무 열정적으로 많은 작품들을 다 보여주시려고 노력하시는 게 너무 보였다. 근데 내가 너무 현대미술을 모르고...뭐랄까.... 차라리 인상파는 이해가 쉬운데 이건 추상적인 게 주제인경우가 많다보니 참 어려웠다. 그분의 설명을 따라가기엔 내 수준이 ....죄송해요 선생님 ㅠㅠ
하지만 기억에 남는 작품들은 몇개 있었다. 내가 너무 체력이 저질이라서 기력이 딸렸던거 같다. ㅠㅠ 하지만 설명없이 갔더라면 정말 저건 빨강 저건 초록...이랬을텐데 그래도 흐름순서대로 많은 걸 설명을 듣다보니 아주 조금은 현대미술이라는게 이런거군.... 마치 눈가리개 한 사람이 코끼리 발톱하나 더듬은 정도? 그래도 본다면 투어 추천!
기억에 남은(사진에 담은) 작품들.
머릿속의 어떤 파동...혹은 마음속의 어떤 파동같은 걸 그림에 담은 느낌. 이건 음악틀면 보여지는 그 뭐지? 그거같다.
무용수의 실루엣. 정말 아름답다. 이런건 감상을 하기 쉬운데 말이야 ㅠㅠ
내눈엔 새와 벌레와 기생충들로 보이는데 뭔가 아름답다. ㅠㅠ
인간과 동물의 모습을 형상화해 담은 그림.
설명을 들었는데 아름다운 것과 별개로 매우 고통받은 여인의 조각.
사실 그림이라는 것도 어떤. 관객과 작가간의 소통? 교감이랄까. 이런게 잘 될때 그 그림도 가치를 발하고 관객도 좋고. 작가도 좋고. 그런것 같다.
그런데 미알못인 내가 느꼈을땐 현대미술은 주로 작가에 맞춰져 있는 느낌이다. 내안의 무언가를 표현하고, 그것을 만들어놓고는 이를 관람하는 사람들에게 니맘대로 느껴봐. 이런 느낌? 근데 그것도 어느정도 이해가 가야 느낄텐데. 너무 추상적인 작품들은 난해해서 이 작품의 가치와 예술성은 대체 누가 평가내릴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언어도 사람간의 소통코드 중 하나이듯. 미술도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주려면 뭔가 통하도록 하는 힌트정돈 좀 줘야 좋은거 아닐까. 싶다. 너무 어려워 ㅠㅠ
암튼 심오한 세계를 보고 기운이 떨어져 주변에 있는 맛집으로 직행! 프랑스 빈대떡! 걀레트 맛집인데 여행 직전 한 원나잇 푸드트립에 나온 집이다. 문세윤이 마레지구에서 먹었던 바로 그집.
BREIZH CAFE!
일본인이 오너인지 서버들이 일본인들이 많았고 또 본점은 도쿄에 있다한다.
피카소뮤지엄 바로 옆 골목에 있다.
BREIZH CAFE
109 Rue Vieille-du-Temple, 75003 Paris, 프랑스
가격은 꽤 됐던듯. 젤 비싼 축에 속하는 걀레트를 시켰고 시드르도 한잔. 근데 집에 와서 먹은 시드르는 약간 세고 시큼한데 여기는 식혜처럼 달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