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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K Apr 20. 2024

지금의 나는 강한가?

너덜너덜한 과녁

너무나 많은 경험과 실패로 걸레가 된 과녁과 먼지하나 묻지 않는 깨끗한 과녁. 난 깨끗한 과녁보단 오히려 너덜너덜해진 과녁이 훨씬 마음에 든다. 한번 한번 빗나간 화살을 날릴 때마다 마음은 많이 아팠을 것이다. 그리고 실망과 좌절도 많이 했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순간 자신이 겨냥한 화살이 정확하게 과녁을 맞히는 환희와 기쁨도 맛보았을 것이다. 바로 우리가 삶에서 경험해야 하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무수히도 많이 거쳐갔을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를 장담할 수 있다. 분명 강해졌을 것이다.

이런 상상을 해보자. 술집에서 몇몇 친구를 만나기로 하고 약속 장소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어쩌다 보니 다른 좌석의 사람과 불편한 관계를 초래했고 싸움이 벌어지기 일촉즉발이다. 혼자서 감당하기엔 좀 역부족이다. 다른 친구들이 올 때가 다 되었는데... 그때 문이 열린다. 어떤 친구이길 기대하겠는가? 닳고 닳아 웬만한 상황에는 전혀 두려움이 없는 어딘가 강해 보이는 친구, 아니면 샌님같이 말끔하기만 한 친구? 아마도 대부분은 전자이길 바랄 것이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어떠한 불편한 상황에 봉착한다면 아무 경험이 없는 것보단 좀 거칠지만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해 본 사람이 좀 더 그 상황을 쉽게 해결하지 않을까? 현재 나는 너덜너덜해진 과녁과 깨끗한 과녁 중 어느 과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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