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숭이 덫, 그리고 우리를 괴롭히는 감정들...
일단 커피를 마시는 이유를 보자. 최대한 쉽게 설명을 해 보자면, 우리 몸엔 Adenosine(아데노신)이라는 호르몬이 있다. 육체적, 혹은 정신적인 일을 할 때마다 조금씩 생겨나 두뇌에 쌓이게 되고, 호르몬의 양이 많아지면 피곤함을 느끼게 된다. 그 피곤이라는 신호로 인해 두뇌는 수면이라는 방법을 취하고, 그로 인해 우리의 몸을 보호해 주는, 즉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호르몬이다. 그런데 커피라는 놈이 여기에서 재미있는 역할을 한다. 커피 안에 들어있는 카페인(Caffeine)이라는 성분은 아데노신이라는 호르몬과 아주 유사하다. 그래서 카페인이 대신 아데노신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고, 두뇌는 피곤하다는 기분을 느낄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커피를 마시며 피곤이라는 느낌을 사라지게 만든 다음 좀 더 육체적, 그리고 정신적인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역할을 하는 감정은 없을까? 부정적이고 어두운 감정을 대체할 수 있는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과 같은 감정이 있다면 어떨까? 만약 그러한 감정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우울한, 부정적인 감정이 생겨날 때마다 그 감정을 대체할 수 있는 감정을 두뇌에게 준다면... 그 대체의 감정은 책을 통해, 아니면 좋은 코치를 만나 배울 수도 있다. 피곤을 느껴 커피를 마시는 것처럼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면 커피와 같은 감정으로 대체하면 될 것이다. 물론 그러한 부정적인 감정이 불편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결국 건강하고 행복한 감정을 가지고 살고 싶다는 결정은 우리 스스로에게 있다.
동남아 지역에선 쉽게 원숭이를 잡는 방법이 있다. 원숭이 손이 간신히 들어갈만한 주둥이를 가진 항아리 안에 쌀을 가득 채워 넣고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원숭이는 손을 넣어 쌀을 움켜쥔 다음 손을 빼보려 하지만 커져버린 손은 주둥이 밖으로 나올 턱이 없다. 쌀을 놓으면 쉽게 빠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원숭이의 손에 들어온 쌀을 놓을 리도 만무하다. 어쩔 줄 몰라하는 원숭이를 보게 될 것이다. 그냥 항아리로 천천히 걸어가 원숭이를 잡기만 하면 끝. 바로 이유 없이 우리가 움켜쥐고 있는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많은 감정들과 같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원숭이가 쌀을 움켜쥐고 놓지 않는 것처럼 우리는 쉽게 그 감정을 놓으려 하질 않는다. 원숭이가 그 쌀을 놓아버린다면 쉽게 손을 뺄 수 있게 되고 인간에게 잡혀 죽게 되는 결과를 피할 수 있다. 도움이 되지 않는 감정들을 그냥 놓으면 될 것을, 그러면 자유로와 질 것을. 우리는 끝까지 그 감정들을 움켜쥐고 있다.
커피와 비슷한 대체할 수 있는 건강한 감정을 찾고 원숭이와 같이 움켜쥔 감정만 놓아버린다면...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불안해하고, 그러한 많은 불편한 감정들이 조금은 덜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