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기록된 인물들을 보면 일반인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왜 저렇게 권력에 목숨을 걸지?"
"굳이 정복 전쟁을 해야 되는 이유가 뭐지?"
"어떻게 저렇게 쉽게 사람을 죽일 수 있지?"
물론 나름대로의 대답은 있다.
'권력 욕구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입니다.'
'내부적 혼란을 막기 위해 전쟁을 통한 수탈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 당시 권력층의 살인은 지금처럼 금기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실대로 말하자면, 대답은 하나다. 미쳤기 때문이다.
권력욕은 인간의 본성이 아니다. 오직 미친 인간만이 권력을 잡으려고 목숨도 내버린다.
전쟁이 불가피한 경우도 없다. 미쳐있는 인간만이 전쟁을 하기를 선택할 수 있다.
살인은 이미 미치기 직전인 사람만이 할 수 있으며, 살인을 저지르면 돌이킬 수 없을만큼 미쳐버린다.
물론 정신의학적 의미에서 미쳤다는 것은 아니다. 아마 역사에 기록된 대다수의 인물은 정신의학적으로도 미쳤을 것이지만 역사에 남을 정도의 인물들은 사회가 규정하는 정상성의 기준을 만들고 필요에 따라 바꾸는 사람들이지 그런 기준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보다 근본적인 의미에서 미쳤다는 것이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미치지 않은 사람들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는다. 그냥 산에서 나무 베고 농사짓고 애를 보기 때문이다. 어쩌다가 눈에 띄어 노자가 되거나 조건이 맞아 부처가 되어 기록될 뿐, 미치지 않은 사람들은 역사에 기록될 일을 하지 않는다.
미친 사람을 만드는 가장 큰 두 가지 요인은 트라우마와 교육이다.
어릴 때 부모를 잃고 죽을 위기를 겪은 사람이 전쟁영웅이 된다거나, 출신이나 정통성 기타 등등 수많은 이유로 학창시절 차별받아온 사람이 남다른 권력욕을 가진다거나 하는 것이 트라우마의 발현이다.
언어와 체계 그리고 지식을 통해 세상을 인식한다는 행위 자체가 현실을 불가피하게 왜곡시켜 받아들이게 한다. 기성 종교의 필터를 거치며 오염된 경전, 진정성 없는 공교육, 얄팍한 학술적 자료는 부자연스러운 왜곡을 더욱 부추긴다.
하지만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세상이고
미쳐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