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란 걸 하면 세련미와 품위가 올라가고 클래스가 달라보일 것 같은 착각에서 벗어나 보면, 물질이 사람의 마음을 도통 채워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가치를 대변해 주지 않는다는 걸 다들 느끼게 된다.
명품이란 사전적 정의대로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이라고 한다면, 자신만의 아이덴티티와 오리지널리티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곧 명품이 될 것이다.
생애 처음으로 가죽백, 장지갑, 명함지갑, 여권케이스, 파우치 등을 손수 만들어 보았다. 바느질은 초보 수준이어서 꾸역꾸역 겨우 완성했는데, 가죽에 바늘구멍을 내기 위해서 목타를 힘껏 내리칠 때는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 했다. 재빠른 손놀림, 요란한 소리들, 현란한 색상의 가죽들, 부산한 수강생들..정적이기 보다 다이나믹한 클래스여서 나랑 잘 맞았다.
가죽공예 강사님은 가죽공예로 만든 작품들을 지인들에게 선물도 하시고, 캘리그라프 자격증도 취득해서 박사과정까지 하시고, 여행스케치도 하시면서 외국에서 개인전도 수차례 열고..재주가 많아서 멋지게 사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취미강좌에 그치지 않고 인생도 배운다.
한땀 한땀은 이태리 장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긴 한데, 내가 한 삐뚤빼뚤 바느질을 보니 명인은 따로 있긴 한 듯 하다. 초보인지라 핸드메이드 창작물의 품질은 담보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런 게 실속있는 나만의 명품이 아닐까 싶다. 오래 남을 수 있는 작품과 가죽디자인 자격증까지 손에 쥐었다는 걸 스스로 뿌듯해 하면서 가죽공예 과정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새로운 자극과 생활의 활력소를 위해 취미생활 릴레이는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