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 마음먹으면 할 수 있어요~~
어릴 적 나는 잠이 들면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숙면을 취하는 아이였다. 한 번은 일을 하고 늦게 오신 엄마가 문을 열어달라고 밖에서 크게 두드리는데도 모르고 자다가(번호키가 아니라 그냥 안에서 잠그면 못 여는 구조였다), 문을 강제로 따야 되나 할 때쯤 정신을 차리고 열어준 적도 있었다. ㅎㅎ 아침마다 '일어나라~ 일어나라~' 엄마의 잔소리를 듣는 건 일상이었다. 그래도 아침에 제시간에 일어나는 건 중학생, 고등학생을 거쳐 대학생이 되어 가면서 점차 많이 발전하였다. 특히 대학생 때 자취를 하면서는 깨워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에, 알람소리에 귀를 잘 기울이고 좀 더 신경을 쓰게 되었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고부터는 내가 편하기 위해서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내 준비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준비까지 내 손이 가야 했고, 여러 가지 변수가 많은 일상이라 준비 시간이 넉넉할수록 좋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잠순이였던 나는, 내 생활의 변화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점점 일찍 일어나는 사람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조금 더 일찍 일어나서 나도 '아침형 인간'이 되어보자!! 책이나 방송에서 보면 성공한 사람들, 혹은 대성공까지는 아니더라도 비교적 열심히 사는 사람들은 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그냥 의미 없이 보내는 휴게시간은 줄이고, 시간을 잘 쪼개어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많이 하며 사는 것이다. 그것은 취미일 수도 있고 어떤 목표를 위한 공부나 훈련일 수도 있다. 그들은 특히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새벽 시간을 잘 활용한다. 나도 아직 뭔가 남들보다 잘해놓은 건 없지만 나태해지지 않고 열심히 살고 싶었다. 그런데 퇴근하고 온 저녁시간은 집안일이며 아이들의 여러 가지를 챙기느라 너무 바빴다. 그래서 한두 시간 일찍 일어나서 뭔가를 하고 싶어졌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바로 아침 운동이다.
그렇게 마음먹은 후로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운동을 하기 시작했고, 몇 년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니 이제 습관이 되어 눈이 잘 떠졌다.(그 시간에 밥 달라고 깨우는 우리 집 고양이의 역할도 큰 도움이 되었다 ㅎㅎ) 그리고 러닝을 시작하고 나서는 밖으로 나가 새벽 러닝을 자주 하게 되었다. 새벽에 러닝을 시작할 때는 낮이나 저녁보다 스트레칭을 더 충분히 해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자느라 몇 시간 동안 활동을 하지 않다가 몸을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트레칭 후에도 너무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보다는 슬로우 조깅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천천히 달리면서 몸이 서서히 깨어난 다음에 조금씩 속도를 올려가거나, 끝날 무렵에 빠르게 질주를 해본다거나 하는 게 좋다. 아침 운동도 좋지만 몸에 무리가 가면 안 되기 때문이다.
내가 느끼기에 새벽 러닝은 장점은 꽤 많은 것 같다. 첫째, 일어나서 물 한 잔 정도 마시고 나가기 때문에 '공복 유산소' 운동을 하게 되는데, 나는 이것이 살을 빼는데 즉 지방을 줄이는데 꽤 도움이 되었다. 둘째, 아침 공기의 상쾌함을 느끼며 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와 사람이 많이 오고 가기 전, 밤새 차분해진 공기와 공간의 분위기랄까? 뭐 그런 느낌이 나는 좋았다. 특히 여름엔 해가 완전히 뜨지 않은 이 시간이 러닝 하기에 참 좋은 시간이다. 셋째, 맑아진 정신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늦잠을 자서 급하게 준비하고 출근을 하면 피곤하고 비몽사몽 한 기분이 오래간다. 하지만 운동을 한 뒤 샤워를 하고 출근을 하면 몸도 마음도 더 개운해진 느낌이다. 넷째, 오늘 하루의 첫 번째 숙제를 끝낸 뿌듯함으로 기분 좋은 아침이 된다. 그래서 남은 일정도 더 열심히 해보고 싶은 의욕이 솟아오르기도 하고, 나중에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줄어든다. 반대로 오후나 저녁에 시간이 남게 되면, 추가로 더 운동을 할 수도 있다.
5년 전쯤, 내가 새벽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동네 공원에서 운동하시는 분의 대부분이 어르신들이었다. 그리고 길에는 운동하러 나오시는 어르신들이나,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일 뿐이었다. 그런데 요즘엔 나처럼 달리시는 분들이 꽤 보인다. 연령대도 다양하고, 혼자 하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두세 명이서 같이 뛰기도 한다. 그런 분들을 만나면 같은 종목의 운동을 하고 있다는 반가움에, 마음은 '파이팅!' 하고 인사를 하고 싶지만 아직은 부끄러워 그냥 지나치고 만다. ㅎㅎ 여러분도 처음엔 일어나기 힘들겠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새벽 러닝을 경험해 보길 바란다. 이렇게 새벽에 운동하는 분들이나 일찍 출근하시는 분들을 보면, '내가 쿨쿨 자고 있던 시간에 다들 열심히 살고 있었구나~' 하는 기분이 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