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질주 해 본적 있나요?
그게 일이든 취미든 말이다. 일이면 회사에서 성과를 내어 인정을 받거나 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아, 그것으로 인해 수입을 더 늘릴 수도 있다. 취미는 일단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가장 우선이기는 하다. 그것을 함으로써 나에게 힐링의 시간이 되거나 건강이 좋아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취미일 것이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더 잘하고 싶고, 관련 대회에도 나가보고 싶고, 수상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올 것이다. 나아가 그 취미와 관련된 일로 직업을 바꾸는 사람도 간혹 있다. 이것이 바로 취미를 통해 '성장' 하고 '발전' 하는 사람이 아닐까?
'러닝'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큰 장비나 기술 없이도 입문하기 쉬운 종목이라서 시작했다가, 꾸준히 하는 습관이 잡히고 점차 달리기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 더 잘 뛰고 싶어진다. 더 잘 뛰고 싶다는건, 바른 자세로 부상없이 뛰면서, 더 먼거리를 뛰어보고 싶다거나 해당거리의 러닝 기록을 향상시키고 싶다는 것이다. 특히 러닝은 일반인들이 쉽게 참가할 수 있는 '마라톤 대회'가 매년 다양한 지역에서 많이 열리기 때문에, 대회에 참가하여 정식 기록을 인정 받거나 입상도 노려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러닝 기록을 향상 시키기 위해서는 나의 '평균 페이스'를 점점 단축시켜 나가야 하는데, 이게 참 쉽지가 않다. 나 역시 1년을 넘게 꾸준히 연습하고 있는데도 대회에서 시간을 줄이는 건 고작 1~2분 정도 이거나 더 늦러지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나는 짬이 날 때만 훈련할 수 있는 직장인이자 엄마이기 때문이라고, 운동도 역시 타고난 '재능'과 '피지컬'의 영향이 크다고 말하며 나를 위로하곤 했다. 하지만 비록 뛰어난 재능과 피지컬을 못 가지고 태어났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훈련' 이라는 아주 매우면서도 달달한 도구가 있다. 그 도구를 쓸 수 있는 시간은 비록 적지만, 잘하고 싶으면 그것을 잘 활용하고 자주 써야 한다.
그 훈련 방법 중에 '슬로우 조깅'으로 점점 거리를 늘려가면서 꾸준히 러닝 마일리지를 쌓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러닝 속도를 높일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들었다. 이런 조깅은 내가 평소에 시간 날때마다 가장 많이 하는 러닝이다. 그래서 때로는 반대로 정말 빠르게 달려도 봐야한다.(힘들어서 하기 싫을때가 많지만 ㅠ.ㅠ) 우리 모두 결국엔 빠른 시간에 목표 거리를 완주하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러닝 유투버도 항상 조깅 끝에는 '질주'를 하고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사실, 5km든 10km든 20km든 끝날때 쯤이면 지친 상태이기 때문에, 이제 그만 뛰고 걸어가거나 앉아서 쉬고 싶어진다. 그래서 나는 마지막에 그 '질주 숙제'를 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우리 남편은 자주 하던 것 같던데, 그때마다 나는 그냥 쉰다고 하면서 걸어가 버렸다. 그러다 이번주 야간 러닝을 함께 하면서 남편이 또 마지막에 질주를 해보자고 던졌는데, 그날은 무슨 이유에서였는 지 한 번 해보고 싶었다.
긴 거리는 아니고 100m 정도의 짧은 거리를 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남편을 따라 냅다 뛰었더니 얼추 비슷하게 따라가긴 했다. 정말 오랜만에 해보는 '전력질주' 였다. 내 능력의 80% 정도만 하라고 했지만 어느 정도가 그 정도인지 알수가 없어서, 그냥 있는 힘껏 달려봤다. 그런데 남편이 알려주는 속도를 듣고 깜짝 놀랐다. 무려 '3분 40초 페이스'였다. 난 평소에 아무리 빠르게 뛴다해도 4분 30초 정도였고 그것도 별로 오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의 러닝 마일리지로 실력이 조금 향상 된 걸까? ㅎㅎ 아무튼 그렇게 질주했다가 조금 천천히 뛰면서 돌아오기를 몇 번 반복하면서 질주 속도는 점점 느려지긴 했다. 그러다 마지막에 남편이 신기한 걸 느끼게 해주겠다고 했다. 3분 후반대로 질주했다가 조금 천천히 뛰며 돌아왔는데, 도착해서 알려준 속도는 4분 30초 페이스였다. 그런데 내가 뛰면서 느꼈던 속도는 5분 30초 페이스 정도 였다. 아~ 빠르게 뛰는 훈련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평소에 조금 힘들었던 속도로 뛰어도 덜 힘들어진다는 것!! 예를 들어 5:30 페이스도 힘들어 하다가, 점점 5:20, 5:10, 5:00 페이스로 뛰어도 크게 힘들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게 바로 빠른 러닝 훈련이 필요한 이유인 것 같다.
앞으로는 마지막에 하는 '질주숙제'를 자주 실천해보도록 해야겠다. 나아가 '인터벌 훈련'이나 '개인 PP 깨기 훈련'도 계획적으로 해봐야겠다. 아직 더운 날이 많이 남았지만, 참고 이겨내어 '가을의 전설'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