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러닝 하며 야경 보는 맛

당신이 야식 먹는 시간에도 달리는 사람이 있다

by 냥냥별


하루 중 언제 운동을 하나요?



운동이 취미인 사람들 중에서도, 각자의 생활패턴에 따라 운동하는 시간은 다 다르다. 그리고 이 시간은 고정적일 수도 있고 유동적일 수도 있다. 나는 좀 유동적인 편이다. 보통의 직장보다 좀 일찍 퇴근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저녁엔 아이들을 챙기고 집안일을 하느라 바빠서 주로 새벽에 운동을 하고 출근을 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아침에 피곤해서 못 일어났을 경우에는 퇴근 후에 짬을 내서 하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편과 '러닝'을 하게 되면서, '밤'에 운동을 하는 일이 많아졌다. 남편은 나와 달리 보통의 직장보다 퇴근 시간이 늦는 일을 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새벽 운동은 또 못 하는 체질이라 운동을 하고 싶어도 주말 외에는 할 시간이 없었다. 그러다 안 되겠다 싶었는지, 좀 늦게 자더라도 퇴근 후 밤에 운동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 남편이 짠~ 하기도 하고 또 혼자 하기 외로울까 봐, 나도 함께 밤에 같이 달려주게 되었던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날에는 우리처럼 야간에 러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동네만 해도 매번 몇 명씩은 만나는데, 트랙이 있는 운동장이나 한강 같은 핫한 장소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야간 러닝'을 할 때는 평소보다 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운동장이 아닌 찻길 옆 주로를 달릴 때는 차와 사고가 나지 않도록 더 조심해야 한다. 특히 횡단보도나 골목 사이사이를 지나갈 때, 차량 운전자들이 어두운 탓에 우리를 잘 못 볼 수 있기 때문에 꼭 멈춰 서서 차가 오는지 잘 살피고 지나가야 한다. 그래서 눈에 잘 띄는 밝은 색이나 형광색 옷을 입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반면에 야간 러닝이 주는 매력도 많다. 첫째로 주로를 달릴 때 낮보다는 차량이든 사람이든 통행이 적은 편이라 조용한 가운데 러닝을 즐길 수 있다. 이 점은 새벽 러닝과 비슷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두 경우 각각 느껴지는 분위기가 좀 다르다. 새벽엔 뭔가 상쾌하고 활기찬 기분이 들어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는 에너지를 팍팍 주는 것 같다면, 밤에는 차분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달리면서 머릿속으로는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곤 한다. 밤에 하는 러닝이라도 적게는 30분에서 많게는 1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도중에 남편과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거나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생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야경'을 보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여러분들은 연인과의 데이트나 가족 식사를 마치고 일부러 멋진 야경을 보러 가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야간 러닝을 하면서 이런 야경을 자주 보곤 한다. 아무래도 우리 동네가 바다를 끼고 있는 곳이라 더 그럴 것이다. 우리가 자주 가는 코스 중 바닷가를 돌고 오는 주로가 있는데, 좀 힘들고 지칠 무렵 바닷가 야경을 보면서 달리면 기분도 좋아지고 마음도 더욱 차분해진다. 그리고 때로는 식당이 있는 주로를 지날 때, 술을 먹으며 놀고 있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러면 그 시간에 나는 저 유혹을 뿌리치고 이렇게 운동을 하며 식단 관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뿌듯해진다. ㅎㅎ 밤에 뛰게 되면 일단 저녁을 안 먹고(러닝 전엔 배가 부르면 뛸 때 부대끼기 때문에...) 남편을 기다렸다가, 러닝이 끝난 뒤에는 단백질을 넣은 샐러드 정도로 가볍게 먹고 자기 때문이다.




밤에 잠이 잘 안 온다면? 자기 전에 자꾸 야식 생각이 난다면? 밖에 나가서 땀이 날 정도로 달려보자. 그러고 나서 샤워를 하면, 머리만 베개에 대어도 아침까지 쭉~~~ 숙면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ㅎㅎ


keyword
이전 17화어제 다르고 오늘 또 다른 러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