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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를 위한 컨디션 관리

마라톤 대회 전, 컨디션 관리는 필수!!

by 냥냥별


감기에 걸려 버렸다.



대회 일주일 전,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목이 따가웠다.


'헉, 이거 큰일 났는데?'


평소처럼 이리저리 몸을 굴리다가 겨우 일어나던 내가, 벌떡 일어나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시며 생각에 빠졌다. 전날 오후부터 몸이 좀 피곤하긴 했는데, 집에 오니 또 괜찮은 것 같아 남편과 함께 야간 러닝도 했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니 목도 아프고 머리도 띵하고 전형적인 감기 증세가 시작되고 있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고 있는 지금 같은 시기에, 예전 같았으면 아이들이나 나나 꼭 감기를 겪고 지나갔었다. 하지만 꾸준히 운동을 시작한 후로는 감기에 자주 걸리지 않아 면역력이 높아졌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결국 이번엔 이렇게 걸리고 말았다.


'설마, 독감은 아니겠지?'


뉴스에서도 지금 독감환자가 많이 늘어났다고 들었고, 우리 사무실에서도 한 명 발병하여 병가를 썼고, 그 직원의 집 구성원 모두가 독감에 걸리는 사태를 겪었다고 들었다. 나는 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독감에 걸리면 큰일이라 생각되어, 그동안 미뤘던 아이들 예방접종도 바로 데리고 가서 끝내 버렸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집에 오면 바로 깨끗이 잘 씻으라고 신신당부를 하며, 엄마에게 감기를 옮기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런데 예방접종을 끝낸 이틀 뒤, 나만 감기에 걸려 버렸다. ㅎㅎ 다행히 독감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내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풀코스 대회, 실패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대회날까지 꾸준히 연습을 더 하면서 감각을 익혀놔야 하는데 감기로 인해 차질이 생길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바로 약을 사 먹고 딱 이틀만 푹 쉬기로 마음먹었다. 감기약을 먹으니 어찌 그리 잠이 계속 쏟아지는지, 일요일 오전까지도 몽롱한 상태가 이어져 갔다. 다행히 인후통은 거의 사라졌고, 이제 약간의 콧물과 미열, 약간의 두통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계속 그렇게 누워 있다 보니 일어나는 게 싫어지고 밖으로 나가는 것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한마디로 만사가 귀찮았다. 평소 같았으면 아침 일찍 일어나 장거리 훈련을 하러 갔을 주말인데, 그렇게 이불도 개지 않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며 '나는 환자요~'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뭔가 개운해지고 싶었다. 몽롱한 머릿속도 지뿌둥한 몸도 확 씻어버리고 싶어, 샤워하기 전에 운동을 하기로 했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남편과 함께 러닝 준비를 하고 나갔다. 남편은 컨디션이 안 좋으면 천천히 조금만 뛰고 먼저 들어가라고 했다. 나도 그럴 생각이었지만 막상 달리다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푹 쉬어서 그런지 오히려 누워 있을 때보다 몸도 가벼웠고 다리도 무겁지 않았다. 그래서 그렇게 15km를 채우고 끝을 내었다. 집으로 돌아와 땀에 젖은 몸을 씻고 나니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었다. 그 후에 남편이 만들어 준 샤부샤부는 꿀맛이었다. 열심히 고기와 야채를 흡입하고, 따뜻한 국물로 남은 감기를 밀어내 버렸다. 역시 러너들은 달리고 나야 개운해지는 건가 보다. ㅎㅎ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내 몸 어디에 이상이 있으면 대회에서 최선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회가 가까워 오면 훈련량도 조금씩 줄이고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나처럼 감기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기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 수는 있다. 그럴 때 빨리 대처할 수 있는 변수라면 할 수 있는 방법을 써보고, 그럴 수 없는 부상이라면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이다. 하고 싶은 욕심에 무리해서 달리다가 부상이 더 악화되어, 더 오랜 회복 기간을 가져야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내 몸은 내가 잘 관리해야 한다. 그동안 꾸준히 연습해 온 기량을 대회날 최선을 다해 펼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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