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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하기 좋은 계절

러닝을 하면서 계절의 변화를 느껴봐~^^

by 냥냥별


여러분은 어느 계절을 좋아하나요?



나는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한 나라'라고 배웠고, 또 그렇게 느끼며 자랐다. 그런데 요즘은 각 계절의 기간이 많이 변하고 있음을 모두가 느끼고 있을 것이다. 현재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은 추석연휴가 지난 10월 중순, 그런데 아직도 낮에는 걸어 다니면 등골에 땀이 흐를 정도로 덥고, 사무실에서는 에어컨을 틀고 있다. 늘 춥다는 수능시험이 있는 11월이 얼마 안 남았는데 말이다. 점차 봄, 가을은 짧아지고 아니, 왔었나 싶을 정도로 스쳐 지나가 버리고, 여름과 겨울은 길~~~~어지고 있다. 러너들에게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밖에서 달리기 하기에는 선선한 봄, 가을 날씨가 정말 딱인데, 이 기간을 오래 즐길 수가 없으니 말이다. 올해도 긴긴 더위 속에서 가을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참고 훈련했는데, 이러다 가을 러닝을 제대로 만끽하지도 못하고 또 갑자기 확 추워질까 봐 걱정이다.


그래도 요즘 아침, 저녁으로 달리기를 하러 나가보면,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첫째로 자연환경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하늘은 더 푸르러졌고, 도로가의 나무들은 푸르름이 사라졌다.(물론 사철 내내 푸른 아이들도 있지만 ㅎㅎ) 가을의 상징인 갈색으로 옷을 갈아입거나, 종류에 따라 노란색이나 빨간색으로 개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다 못해 생명을 다한 나뭇잎들은 길바닥으로 떨어지고 만다. 그러면 나는 그들을 즈려 밟고 달리며 가을의 바스락 거림을 느끼게 된다. 나뭇잎뿐만 아니라 꽃과 열매도 달라진다. 특히 우리 동네 러닝코스에는 밤나무가 많은지, 최근에는 주로에 밤들이 무더기로 깔려있었다. 지나가면서 혹시나 하고 살펴보니, 역시나 알맹이는 누군가 이미 다 수거해 가신 뒤였다. 그래도 그 밤들을 보니 역시 가을이 왔음이 느껴졌다.





둘째로 낮과 밤의 길이가 달라졌음을 느낀다. 여름에는 낮이 길어 새벽러닝을 나갈 때 해가 얼굴을 내미는 중이라 그리 어둡지 않았는데, 요즘은 깜깜하다. 그래서인지 일어나 밖으로 나가기도 더 힘들어진 것 같다. 이른 저녁러닝도 마찬가지다. 여름에는 남편과 오후 늦게 장거리 러닝을 하고 돌아와 저녁을 먹을 때까지 해가 완전히 지지 않았는데, 요즘은 뛰다 보면 어느샌가 확 어두워지고 만다. 그리고 온도의 차이도 느껴진다. 낮에는 아직도 반팔을 입어야 할 정도로 덥고, 아침저녁에도 일단 러닝을 시작하면 땀에 흥건히 젖긴 한다. 하지만 호흡이 다르다. 여름엔 더위와 습도 때문에 호흡도 가팔라지고 몸도 빨리 쳐저서 천천히 뛸 수밖에 없었는데, 요즘은 호흡이 딸려 헉헉대는 일도 거의 없고, 조깅할 때의 평균 페이스도 더 빨라졌다.


이렇게 지금이 정말 러닝 하기 좋은 계절이라, 마라톤 대회도 매주 여러 곳에서 열리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힘든 여름 훈련을 견디며 실력을 쌓은 많은 러너들이 가을의 전설로 태어나고 있다. 나는 아직 한 곳 밖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만의 PB를 달성해서 행복하게 경기를 즐기고 돌아왔었다. 남은 대회는 다음 달에 참가할 생에 첫 풀코스 대회이다. 약 한 달밖에 남지 않았음에 설레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지만, 훈련하기 좋은 이 계절동안 게을러지지 않고 잘 준비해야겠다.


가을뿐만 아니라 봄, 여름, 겨울까지 운동을 하면서 4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때마다 다양한 러닝의 맛을 보기 때문에 1년을 달려도 지루하지 않은것, 이것 또한 러닝의 매력이지 않을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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