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꼭 사야 해!!
엄마 손 잡고
시내 구경 갔더니
이건 너무너무 예뻐서
저건 진짜진짜 귀여워
안녕 루피야
반가워 포차코
여기 있었구나 피카추
우리 사랑스런 아가들
언니 따라 집으로 가자
어머나! 어무니...
하나만 고르라니요??
눈물을 머금고 고민하는데
엄마는 어디로 가셨나?
반짝반짝 귀걸이들 앞에서
우리 엄마 두 눈도 반짝반짝
미취학 아동을 데리고 마트나 쇼핑몰을 갈 때, 장난감 코너를 그냥 지나가기란 매우 힘들 일이다. 집에 한가득 장난감이 있어도, 아이들은 또 새로운 장난감을 원하기 때문이다. 아주 어릴 때는, 안 된다는 엄마 아빠 앞에서 마트 바닥에 드러누워 시위하기도 한다. 아이는 자라면서, 부모의 훈육과 반복된 경험을 통하여 그렇게 떼쓰는 버릇은 고쳐지지만, 그들의 쇼핑 욕구는 꺼지지 않는다. 특별한 날이나, 엄마 아빠가 기분 좋을 때를 노려서 요구하기 위해 속에 담아 놓을 뿐이다.
물론 각자의 취향은 확고하다. 초등학생이 되면 더 이상 큰 장난감 쇼핑은 하지 않지만, 얄구진(?) 것들은 여전히 좋아하더라. 뽑기에서 나오는 각종 캐릭터 키링, 작은 인형, 반지, 당근칼, 애니메이션 카드 같은 것들 말이다. 생각해 보면 옛날에도 학교 앞 문방구에서 이런 것들을 참 많이 팔았었다. 그래서 용돈을 아껴 그런 작은 놀잇감들을 사거나 불량식품을 사 먹곤 했다. 지금은 아이 학교 앞에 '무인 문구점'이 있어 그 역할을 하고 있긴 하다. 그런데 왠지 문방구 하면 생각나는 그분 , 아이들 이름을 불러주시는 마음 좋으신 사장님이 안 계시니 뭔가 허전하긴 하다.
사실 어른이 되어도 쇼핑 욕구는 여전하다. 좋아하는 물건의 종류만 바뀔 뿐이다. 그래서 아이든 어른이든 욕심을 절제하고 계획을 세워 쇼핑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나도 갖고 싶은 것이 많지만, 일단 인터넷 쇼핑 사이트의 '장바구니'에 담아 놓는 시간을 가진다. 이것이 진짜 꼭 필요한 건지, 충동구매는 아닌 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 위해서다. 아이들도 어릴 때부터 이러한 훈련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평소에 적당한 액수의 용돈을 주고, 계획적으로 쓸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리하여 한 번에 돈을 다 써버리면, 나중에 내가 필요한 것을 사기 힘들다는 것과, 때로는 꼭 원하는 것을 사기 위해 다른 것에 돈을 쓰는 것을 참아야 한다는 것도 스스로 깨달았으면 좋겠다.
한 번씩 아이와 시내 번화가로 놀러 가서 지하상가나 지상의 큰 시장을 구경할 때가 있다. 그러면 아이들은 눈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자기자 좋아하는 물건이 보일 때마다 감탄사를 내뿜는다.
"우와~~ 엄마 이거 봐요~"
"아빠~~ 이거 너무 귀엽지 않아??"
그 말은 그걸 사고 싶다는 말을 내포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래 그렇네~' 정도로 대꾸하며 구경으로만 끝내야 한다. 아니면 처음부터 오늘은 몇 개까지만, 혹은 얼마까지만 사주겠다고 정해 놓아야 한다. 이 가게에서 진짜 진짜 마음에 든다고 하나를 사도, 다음 가게에서 더 마음에 드는 걸 찾아내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번씩은 이렇게 아이와 길거리 쇼핑 데이트를 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요즘 아이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도 알게 되고, 크게 비싸진 않다면 아이가 원하는 한 두 가지를 사주면서 더욱 돈독한 사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로는 시장에서 산 500원짜리 딸의 반지가, 나의 귀여운 패션 아이템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