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쓰기에서 줄거리를 어떻게 배열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줄거리를 어디에 어떻게 배열하고 어느 정도의 양을 어떤 방식으로 쓰는지는 독후감의 완성도와 수준에 큰 영향을 준다.
많은 학생들이 독후감 쓰기에서 줄거리를 나열하고 마지막에 자신의 느낌을 적는 경우가 많다. 1000자 정도의 독후감을 쓴다고 가정할 때 처음부터 800자 이상을 줄거리 열거에 쓰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를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적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독후감 쓰기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렇게 독후감에서 분량의 대부분을 줄거리에 쓴다면 이것은 줄거리 요약하기이지 진정한 독후감 쓰기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요약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 글을 읽고 요약하는 힘은 매우 중요해서 수능 시험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독후감은 좀 다르다.
독후감은 줄거리 요약이 주가 아니라 책을 읽고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쓰는 것이다.
그렇다고 독후감에 줄거리를 안 쓸 수도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독후감에 줄거리를 안 써도 된다고 생각한다. 또 좋은 독후감에 줄거리 없는 내용도 많다. 그렇지만 줄거리를 전체에 잘 녹여서 드러나게 하는 것이 학생들이 써야 하는 보통의 독후감 쓰기라고 생각한다.)
또 요즘 학교 수행평가나 과제에서는 줄거리 써야 한다는 항목이 들어가기도 한다. 읽지 않고 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줄거리를 반드시 넣으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학생들은 줄거리를 맨 처음 부분에 넣을 것인가 아니면 중간에 넣을 것인가 많은 질문을 한다. 줄거리는 시작하는 첫 부분에 넣어도 되고 중간 부분에 넣어도 된다. 또는 줄거리를 일괄적으로 쓰지 않고 전체에 부분마다 나누어 넣어도 된다.
처음 부분에 넣을 때는 줄거리 요약을 잘해야 하고 간략해야 한다. 처음부터 줄거리가 들어가 있는데 내용이 길면 줄거리가 독후감 전체의 임팩트를 약하게 하는 수가 있다, 읽는 사람도 쓰는 사람도 줄거리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게 된다. 독후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책을 읽는 사람이 그 책을 읽고 느낀 생각을 적는 것이데 이것이 줄거리에 밀려서에 좋은 독후감이 될 수 없다.
줄거리 요약을 너무 일반적으로 책의 내용을 줄줄 쓰면, 줄거리를 읽다가 다음 내용이 대강 상상되고 글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면서 그저 그런 독후감이라는 인상을 주기가 쉽다. 즉 잘못하면 줄거리에서 독후감이 끝나버리게 된다. 그래서 줄거리를 요약할 때 책의 흐름에 따라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보다는 주인공의 행동 흐름이나 삶의 변화 등에 초점을 맞추어 줄거리를 쓰게 되면 조금 더 일목요연하게 읽힐 수 있다.
독후감에서 줄거리를 요약할 때도 쓰는 사람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포인트를 주어서 요약하기 때문에 줄거리 요약에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쓰게 된다. 그래서 줄거리만 보아도 그 사람이 생각과 말하고자 하는 것이 보인다.
줄거리를 다 쓴 뒤에 줄거리에 나온 내용을 중심으로 자신의 생각을 쓰게 되면 쓰는 사람도 자신의 생각을 벗어나지 않고 쓸 수 있고, 읽는 사람도 이해하기가 좋아진다. 줄거리가 글의 3분의 1 정도 혹은 그 이하이면 좋다고 생각한다. (매우 개인적인 생각인데 예전에 학생들의 독후감 과제를 읽으며 들었던 생각이다.)
중간 부분에 줄거리를 적고 싶으면 첫 문단에 자신이 생각하는 문제의식과 주제를 먼저 쓰는 것이 좋다. 그러고 나서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줄거리를 통해서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이 경우는 첫 분단에 임팩트를 줄 수 있어서 전체적으로 매력적인 독후감으로 보일 수 있다. 이때의 줄거리 요약도 앞과 같이 하면 된다.
첫 부분에
-춘향이 유교적 이념을 대표하는 여성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춘향은 목숨을 바쳐 절개를 지키고자 했다는 이유로 천민인 출신을 넘어서서 최고의 신분인 정경부인이 되었으며 오랜 세월 많은 이들에게 추앙받았다. 그런데 나는 춘향이 사랑에 진심이었던 진취적인 여성이 아닌가 생각한다.
등의 글을 써서 춘향전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춘향전의 줄거리를 쓰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줄거리를 따로 쓰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쓰면서 중간중간에 넣는 것이다.
몇백 년 전 조선에서 단옷날은 사랑의 날이었음을 춘향전에서도 알 수 있다. 단옷날 그네 타는 춘향에게 빠진 이몽룡은 그날 밤 춘향을 찾아가게 되고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이 시작된다.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당시에 양반 중의 양압인 이몽룡과 기생의 딸로 천민 출신인 춘향의 사랑은 대표적인 신데렐라 이야기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신데렐라가 착한 마음씨로 주변의 도움을 얻어 행복을 찾았다면 춘향은 자신의 의지대로 사랑을 쟁취했기 때문이다.
사랑의 맹세가 식기도 전에 이몽룡은 아버지의 전근을 따라 서울로 떠나면서 춘향에게 꼭 돌아오겠다는 사랑의 맹세를 하고 떠난다. -----
이렇게 줄거리에 자신의 생각을 섞어서 독후감을 쓸 수도 있는데 이것은 다소 연습이 필요하기도 하다.
줄거리를 어떻게 배열하는지에 따라 독후감의 느낌이 매우 달라지게 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줄거리의 정확한 이해와 간략한 요약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